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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기사를 쓸 땐 항상 마음이 무겁다. 고인의 가족과 지인을 취재해야 하는 두려움이 가장 큰 이유다. 슬퍼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끼칠 지도 걱정되고, 고인의 명예가 훼손될까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고인은 반론을 제기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도 더 꼼꼼해야 한다. 고인의 삶을 평가하고 쓰는 일이 망설여지는 이유다.최근 주말 야근을 한 뒤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판사의 부고기사를 썼다. 고인은 ‘워킹맘’이었다. 고인의 죽음에는 ‘아이들의 엄마’와 ‘격무에 시달리는 판사’라는 무거운 역할들이 영향을 끼친 듯 보였다. 분명 법조인들의 힘든 삶을 알리는 의미 있는 기사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부고기사라는 짐은 나를 망설이게 했다.나는 고인과 직접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고인과 인연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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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동아일보 기자
2019.01.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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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다녀요.”한 판사가 담담하게 말했다. 숨어 다니는 이유는? 출·퇴근시간과 점심시간에 법원 중앙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별도의 조그만 엘리베이터만 고집하는 이유는? 불편한 시선을 감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와 말하기도 꺼려했다. 대법원장이 그를 ‘사법농단 의혹’ 징계 청구 대상으로 삼은 이후부터다. 지난 6월 대법원장이 그를 징계 대상인 법관 13명 중 1명으로 넘기면서, 그는 ‘엘리트 판사’에서 ‘적폐 판사’가 됐다.숨어 다니는 생활에서 끝난 게 아니었다. 일부 국회의원이 징계 청구 명단을 공개하면서 오히려 그는 가족들을 위로해야하는 ‘웃픈’ 상황이 됐다. 그동안 대개 판사들은 관행상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옷을 벗었다. 징계 대상이 되면 ‘법원을 나가라’는 뜻으로 이해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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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원 TV조선 기자
2018.12.3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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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음 중 법원 출입 기자가 주로 하는 일은? 1. 재판 챙기기 2. 영장 심사 3. 판례 찾기 4. 판사 마와리 5. 공보관 소통 6. 그 외 (행법 마와 리, 재판 일정 정리 등)정답은 ‘모두’다. 뭐가 가장 어려 울까.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1, 2번 이 가장 주 업무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을 옆에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많은 지인들이 ‘최고의 권력자’와 ‘최고의 재벌’ 앞에서 떨리지 않았냐고 물어봤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바로 ‘불가분 불가원’ 관계를 유지 해야하는 취재원, 5. ‘공보관과의 소통’이다.공보관은 판사인 동시에 법원 홍 보를 담당한다. 기자들은 개별적인 취재를 제외하고는 법원과 관련된 우선적인 사실 확인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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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원 TV조선 기자
2018.04.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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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속 한알의 모래로 인한 불편함이 있다. 태풍·지진과 같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재앙에 비할 바는 못 되는, 신발 한번 탈탈 털어내면 되는 문제라지만 그 한알로 인한 불편함 또는 불쾌함을 안고 살고 싶은 이는 없다.거대담론으로 인한 이슈가 수면 위로 불거질 때 부작용 중 하나는, 한알 모래알 문제로 인한 불편함이 과소평가 되는 데 있다. 과거 사법부의 사법농단으로 인한 사건들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었던 이슈들은 지금도 진행형이다.대표적인 것이 판결문 공개범위 확대와 관련한 문제다. 법 조항이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법원이 특정 사건에 대해 어떤 논의를 거쳐 얼마나 공정하게 판결을 내렸는지 정리된 자료가 판결문이다. 내년 1월부터 대법원이 민·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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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머니투데이 기자
2018.12.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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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70대 농민 남모씨가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장의 에쿠스에 화염페트병을 던졌다. 차가 그을렸고 다친 사람이 없었지만, 사법부 수장을 겨냥한 초유의 사태에 법조계 안팎은 충격에 빠졌다. 변호사들도 판사 공격과 사법부 독립 침해는 용납할 수 없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사법부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한탄도 나왔다.“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행안부장관과 경찰청장이 달려와 머리를 숙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법과 양심에 따라서만 재판을 해야 하는 법관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어서다. 또 “두려움 없는 재판업무를 위해 청사보안을 철저히 하겠다”며 “관계기관도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하지만 법원의 첫 대응이 청사보안에 머물러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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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법률신문 기자
2018.12.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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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기. 한겨레신문에 2008년 입사했다는 뜻이다. 같은 해 입사한 동기들이 있어서 좋았다. 회사의 방침에 구성원들의 의견을 전할 때 기수별로 의견 수렴을 하니 편했다. 그런데 그뿐이다. 시간이 지나며 19라는 숫자보다는 이름 석자가 들어가는 기사가 나를 규정하고 대표했다. 경력직 채용이 늘어가며 회사에 들어온 경력 직원들과 ‘기수 정리’할 때도 애매모호한 상황이 발생했다. 동료들과 일할 때도 기수가 업무를 좌우하지는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선후배들에게 기수를 묻지 않게 됐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아래 기수로 갈수록 속으로는 기수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우리 사회의 기수 문화의 위력은 여전하다. 언론사 인사의 기준은 여전히 기수다. 연차가 낮은 기수와 높은 기수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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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한겨레21 기자
2018.12.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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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 동력은 순전히 ‘국민’에게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이 처음 제기된 순간부터 탄핵안이 통과될 때까지 기자는 국회 취재 현장에 있었다. 탄핵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과 당시 국민의당, 정의당조차 초반에는 ‘탄핵’을 입에 담지 않았다. ‘퇴진’이 구호의 전부였다. 기자를 만난 주요 인사는 “국민의 반 발짝 뒤를 따라가는 게 낫다”고 말했고 신중을 기한다는 이유로-하지만 사실은 역풍을 맞을까봐-늦게 쫓아가길 택했다. 시민들은 매주 토요일 그 추운 광화문 광장에 모였고, 집회 인원을 보고나서야 야당은 탄핵을 거론했다. 새누리당도 분열하기 시작했다. 국회 가결의 동력이었다.법관 탄핵이 거론되는 이 시점에도 기자는 국회를 출입하고 있다. 국회의 법관 탄핵 소추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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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MBN 기자
2018.12.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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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전 일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김수천 부장판사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사건 청탁 대가로 고급외제차량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부장판사가 구속된 건 10년만이었다. 긴급 법원장 회의가 소집됐다. 회의 직후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양승태 대법원 시절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에 ‘법관윤리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공지했다.공지문엔 ‘법관윤리심의위원회 설치’가 실천 계획으로 명시됐다. 다음해인 2017년 각급 법원 법관들의 자발적 회의기구인 법관윤리심의위원회를 만들어, 법관들의 대인관계 등 사생활 영역에 대한 행동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판사들이 어떻게 행동하면 될지 일종의 ‘가이드’ 또는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법관들은 대부분 이러한 방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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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머니투데이 기자
2018.11.2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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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심신미약 감형에 대한 반대 목소리로 뜨겁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씨가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공분을 사고 있다.형법 제10조 제1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제2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결국 심신미약을 인정받으면 자신이 저지른 죄질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정으로 인해 과거 ‘조두순 사건’과 ‘강남역 살인사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 피의자들이 ‘우선 감형 받고 보자’식으로 우발적 범죄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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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석 물산업신문 기자
2018.11.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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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촉발된 사법 농단 사태와 전직 법원 최고위층에 대한 검찰 수사, 그 과정을 지켜보는 법원 내부 구성원들의 혼란과 우려 속에 드디어 사법행정 개혁안이 골자를 드러냈다. 사법부와 정치권력 사이 통로가 됐던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을 상당 부분 덜어내 사법행정회의로 넘기는 것이 개혁안의 핵심이다. 공정한 재판과 올바른 판결에 매진해야 할 법관들이 승진을 위해 행정보직을 선망할 수밖에 없었던 본말의 전도를 바로잡는 것 역시 이번 개혁안의 주요 해법 중 하나다. 앞으로 법원행정처를 대신할 법원사무처에 더 이상 현직 법관은 근무할 수 없도록 했다.사법개혁 이슈는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숱하게 지적되고 시도돼 왔지만 그 때마다 한계 앞에 무력했다. 진단의 부족, 성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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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MBC 기자(차장)
2018.11.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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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방부 관계자들이 ‘노크 귀순’이란 말을 들으면 치를 떨었다고 한다. 북한군 병사가 한국군 GOP 창문을 두드리며 “똑똑, 저 귀순할게요.”라고 했을 것만 같은, 말이 주는 이미지 때문일 테다.국방부의 노크 귀순 같은, 요즘 검찰의 손톱 밑 가시는 ‘밤샘 조사’가 아닐까 싶다. 어두컴컴한 조사실에서 검사가 피의자를 재우지 않으면서 밤새 묻고 또 묻고, “네 죄를 네가 알렸다”며 괴롭히는 장면이 연상되는, 그 밤샘 조사 말이다.포문은 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열었다. 이 판사는 지난달 16일 법원 내부 게시판에 “검찰의 밤샘 수사 관행이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또 “밤샘 조사로 작성된 조서의 증거능력을 배척하면 단박에 고칠 수 있다. 법관의 결단이 남았다”라고도 했다.인권 침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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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해 뉴스1 기자
2018.11.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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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회자되는 말 중에 중앙지검장을 만나면 꼭 물어보라는 게 있다. 우리나라 변호사 중에 누가 제일 돈을 많이 버는지 알고 있나?”(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잘 모르겠다”(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지검 국정감사에서 ‘사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오가는 와중에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질의가 나왔다. 한마디로 “검찰 단계 사건에서 돈을 많이 버는 변호사가 결국 우리나라에서 제일 돈을 많이 버는 변호사 아니겠느냐”는 질문 아닌 질문이었다.한때 서초동 일대 돈을 쓸어담는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홍만표 전 검사장이 있었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로비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지면서 그의 ‘싹쓸이’ 수임 실태가 드러났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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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세계일보 기자
2018.10.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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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 내부에서 쉽사리 입 밖에 꺼내지 못하는 단어가 있다. ‘역지사지’ 좀 더 풀어쓰자면 ‘당해보니 비로소 알겠다’는 얘기다. 사법농단 의혹으로 조직 전체가 검찰 수사에 시달리게 된 형국 속에서 나도는 자조 섞인 표현이다.이는 법원이 외부 비판에 하릴없이 난타당하는 현실과도 무관치 않다. 사법농단 사건의 압수수색영장 기각률이 89%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었다. 검찰 수사가 4개월이 넘어가는 동안 법원이 가장 많이 듣는 조롱은 ‘제 식구 감싸기’다.이렇다보니 법원으로선 공공연하게 ‘당해보니 알겠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는 처지다. 판사들은 ‘법원을 들여다봐서는 안 된다’는 특권의식 때문에 영장을 기각하는 게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A 판사는 “최소한의 범죄혐의가 소명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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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안 문화일보 기자
2018.10.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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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평화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차 평양을 방문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오는 11월~12월 서울을 답방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 방북 땐 평양 시민 수만명이 일제히 한복을 차려입고 꽃을 흔들며 맞이했다. 15만명이 동원된 능라도 체육관에선 집단 체조가 펼쳐졌다. 하지만 카메라에 잡힌 그들의 눈빛을 볼 때 마냥 기뻐할 순 없었다. 과연 저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나온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북한을 ‘극장국가’로 표현한 것(권헌익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와 정병호 한양대 교수)이 떠올랐다.오늘날 북한은 전통적 공산주의 국가라고 하기보다 세습을 이어온 김씨 일가의 1인 독재국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옛 소련과 유럽의 전통 공산주의자들도 북한이 권력을 3대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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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규 한국경제 기자
2018.10.1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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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갈 때마다 느끼는 생경한 장면이 있다. 연주곡을 모두 마친 지휘자가 객석에 작별 인사를 한 뒤, 무대 한쪽에 난 문으로 나갔다 들어오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것이다. 그동안 관객은 기립 박수를 친다. 지휘자가 다시 무대로 들어올 때마다 환호성은 더 커진다.18년째 무대 밖을 나갔다가 들어오길 반복하는 법도 있다. ‘일몰법’이란 꼬리표를 달았지만, 벌써 네 번째 생명을 연장한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이다. 이 법은 앞으로 5년은 객석을 향해 박수를 유도할 것이다. 부도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한계 기업들과 기업 파산에 따른 채권 손실을 줄여보고자 하는 금융회사들이 앉은 그 객석을 향해서다.지금껏 기촉법이 퇴장과 등장을 반복하는 동안 법원 파산부는 무엇을 했을까. 법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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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년 중앙일보 기자
2018.10.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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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들은 싫어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판사란 직업은 기자와 닮은 구석이 많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실명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실명 원칙을 고수해온 배경에도 유사한 점이 있다. 판결문이나 기사 모두 한 사람이나 단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무게를 지니는 만큼 ‘이름을 걸고’ 제대로 쓰라는 의미일 것이다.그래서일까. 기자나 판사나 욕을 참 많이 먹는다. 기자들이야 딱히 설명할 것도 없다. 포털사이트에서 아무 기사나 클릭해도 십중팔구는 ‘악플’이 ‘베플’이다. 요즘 기자들을 아예 ‘쓰레기’라는 말과 합쳐 ‘기레기’로 부르는 게 고유명사가 됐다. 판사 역시 욕 먹는 게 숙명인 직업이다. 판결문 하나 쓸 때마다 무조건 한쪽의 원망을 살 수밖에 없다
기자의 시선
유환구 한국일보 기자
2018.10.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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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기밀자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연거푸 기각해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증거인멸을 사실상 도운 영장전담판사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영장을 기각한다는 의미로 ‘프로기각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유 전 연구관은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까지 검찰에 제출한 후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가위와 드라이버를 사용해 물리적으로 파쇄했다. 전직 판사가 형사사법절차를 농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사법농단’ 수사가 시작된 후 영장전담판사들은 ‘신박’한 사유를 들
기자의 시선
안성열 내일신문 기자·변호사
2018.09.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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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political correctness)의 시작은 1975년 미국여성기구의 회장 캐런 드크로(Karen C. Decrew)가 만든 말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에 근거한 언어사용이나 활동에 저항해 그걸 바로잡으려는 운동이었다. 당시 PC운동 진영의 포용력엔 문제가 있었다. 자신들의 운동에 반대하거나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인종차별주의자’나 ‘성차별주의자’라는 딱지를 남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PC운동 반대자들은 새로운 매카시즘이라고 비난하며 권위주의적 리버럴리즘이란 모순적 단어까지 등장했다.대학들이 시류에 편승해 앞다퉈 PC운동을 수용하는 경쟁을 한 것도 문제를 악화시키는데 일조했다. 듀크대학은 흑인 학생을 조롱하는 얼굴 표정을 찾아내기 위한 감시위원회를 조직했다. 미네소타 대학은 성적 관심
기자의 시선
김지수 연합뉴스TV 기자
2018.09.1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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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및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BMW 차량의 연쇄 화재 사고에 대한 회사 측의 늑장 대응 지적에 따라 피해자 구제 및 소비자의 피해 예방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새삼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정부와 국회 등 정치권에서도 앞다퉈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며 변화를 예상케하지만 이런 일련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가 않다. 불과 몇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2년 전, 일명 ‘디젤 게이트’로 불렸던 폭스바겐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오버랩된다. 당시 사건은 이번 처럼 상대적으로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큰 박탈감을 느꼈다는 점에서 BMW 사태와 흡사하다
기자의 시선
김호연 파이낸셜뉴스 기자
2018.09.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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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대한 판결은 큰 논란을 일으켰다. 재판부가 “마음 속으로 성관계에 반대하더라도 현행 법체계에선 성범죄라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해서다.피해자인 김지은씨는 피해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안 전 지사의 성관계 요구에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했다. 하지만 법원은 안 전 지사가 비서인 김지은씨 임명권자로 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처벌하긴 어렵다고 했다. ‘노 민스 노(No means no)’ ‘예스 민스 예스(Yes means yes)’ 룰이 입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판결 이후 정치권과 여성계를 중심으로 ‘비동의 간음죄’ 이른바 ‘안희정법’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 민스 노는 피해자가 거부 의
기자의 시선
유윤정 조선비즈 기자
2018.08.27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