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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8년 시범 실시됐습니다.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로 국민과 함께’란 모토로,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해 피고인의 유무죄에 관해 평결을 내리고, 유죄 평결이 내려진 피고인에게 선고할 적정한 형벌을 토의하는 한국판 배심제입니다. 원칙적으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상 합의부 관할 사건 피고인이라면 국민참여재판을 받겠다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물론 모든 재판을 무조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배심원 등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의 우려가 있어 출석의 어려움이 있는 경우 △공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 중 일부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아 국민참여재판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특정 성폭력 범죄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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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KBS 기자
2020.06.2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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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숙 씨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은 지난달이었다. 2살 때 주차장에서 발견돼 미국으로 입양된 그는 기막힌 우연으로 DNA를 공유한 먼 친척을 만나 친부모의 단서를 발견했다. 유전자검사를 거쳐 생부를 찾아냈고, 자신을 낳아 준 엄마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소송을 냈다는 그의 사연에는 기사를 쓰기에 충분한 요소가 넘쳤다.선고날이 가까워져서야 이뤄진 강미숙 씨와의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다. 충실히 이수한 한국의 정규교육 덕택에 말보다는 글로 하는 영어가 익숙한 내게, 카카오톡 인터뷰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전전긍긍했다. 하다못해 “왜 엄마를 찾으려고 하느냐”는 간단한 질문을 하면서도 혹시나 나의 짧은 영어 탓에 충분한 뉘앙스를 전달하지 못하고 그의 상처를 후벼 파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웠
기자의 시선
고동욱 연합뉴스 기자
2020.06.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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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진술을 하라는 재판장 말에 어느 형사법정의 피고인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목까지 올라오는 울음을 꾹 참다가 정말 죄송하다고, 앞으로는 절대 이곳에 오지 않겠다고 했다. 다른 법정의 피고인은 오히려 평온한 표정이었다. 다소 기계적인 말투로 이번 사건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반성이란 무엇일까. 피고인들이 잇따라 반성문을 내고 법원이 감경사유로 반영해주는 것에 관해 시민들은 비판한다. 일리가 없지 않다. 피고인은 이미 일을 저질렀고, 그가 서 있는 곳은 자신의 방이 아니라 국가의 심판을 받는 공개법정이다. 피고인의 미래를 좌우하는 이해관계의 장이기도 하다. 판사가 피고인 마음속에 들어가 보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진정한 반성인지를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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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 경향신문 기자
2020.06.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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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출범을 목표로 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두고 언론사들은 나름 큰 고민을 안게 됐다. 다름 아닌 공수처를 담당할 부서를 정하는 문제다. 고위 공직자 관련 이슈는 기사 가치가 상당히 크고 더구나 이들의 비리라면 적어도 몇 달 내내 나라를 시끄럽게 할 만한 기삿거리가 될 터다.자연히 이를 취재해야 할 담당 기자들의 일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기사 경쟁 스트레스도 만만찮을 테니 웬만하면 “우리 부서에서 맡지 않았으면”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일각에선 수사권과 일부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 성격을 고려하면 검찰과 비슷한 측면이 있으니 기존 법조팀이 담당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겠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사의 법조팀에선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 정치부 등 타 부서가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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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머니투데이 기자
2020.06.0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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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성 피혐의자’란 국적 불명의 단어가 처음 등장한 건 지난 2012년 7월이다. 검찰은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A 국회의원을 불러 조사를 벌이면서 이 단어를 썼다. 피의자와 참고인, 피고인만 규정해둔 형사소송법에선 찾아볼 수 없는 용어였다. “피의자로 규정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지만, 의심되는 혐의가 있어 단순 참고인으로 볼 수 없는 신분”이란 게 검찰의 설명이었다. 실질은 피의자와 참고인, 그 사이 어딘가쯤에 놓여 있던 셈이다.그런데 형사소송법은 오로지 ‘피의자’에 한해서만 “수사기관의 신문을 받을 경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사건 관계인으로 볼 수 있는 참고인과 피해자, 피내사자 등 이른바 ‘피의자 아닌 제3자’의 변호인 조력권에 대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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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KBS 기자
2020.06.0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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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도 법조계는 숨 가쁘게 돌아갔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을 바쁘게 한 이슈는 따로 있었다. 사내 인사다. 언론사들은 대개 일 년에 두 차례 인사를 내는데, 내가 몸담은 회사는 매년 5월 봄 인사를 낸다.기자들의 인사는 시끌벅적한 편이다. 검찰이나 법원 인사 동향을 예민하게 들여다보다가 발표가 나기도 전에 ‘단독’을 붙여 기사를 내곤 하는 기자들의 안테나가 회사 안으로 향하기 때문이다.이제는 철 지난 느낌이 드는 단어인 ‘복도통신’이나 ‘하마평’은, 요즘에는 SNS 단체 톡방의 ‘받은 글’로 더 구체적인 형태를 띠고 인사 몇 주 전부터 업데이트를 거듭하며 자유롭게 흘러다닌다. 회사 안팎의 배경 등을 엮어 이동의 원인과 의도를 분석하는 일종의 ‘해설 기사’도 인사 전후로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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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욱 연합뉴스 기자
2020.05.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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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가족 재판이 열리면서 법원 출입 기자들에게 시민들이 던진 질문이다. 조 전 장관 본인도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특별히 언론을 언급했다. 검찰의 공소사실만 받아쓰지 말고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충실히 보도해달라는 말이었다. 고민이 된다. 재판 보도가 검찰에 기울어있다는 시민들 비판을 들여다보고 보도에 반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쉽지 않은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보도 관행과 어쩔 수 없는 재판 절차, 실제 재판의 분위기, 언론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심리 초반 법정에 나오는 검찰 신청 증인은 검찰이 먼저 주신문을 하고 변호인이 반대신문을 한다. 고위공직자 등 중요사건은 주신문에만 수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루에 신문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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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 경향신문 기자
2020.05.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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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질 때면 선거 캠프마다 고소고발 난타전이 벌어진다. 정당한 법률적 대응인 경우도 많지만 상대 후보를 압박하기 위해 고소고발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로는 언론사나 기자가 얽혀 들어가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총선 관련 선거사범 중 가장 많은 단속 유형이 허위사실 공표(23.5%)이기 때문에 보도 경쟁에 시달리는 언론과 기자 역시 아차하다가는 고소고발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적지 않다.물론 선거가 끝난 후 고소를 끝까지 유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선거 기간 중에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라도 고소고발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언론과 굳이 척을 질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언론의 입을 막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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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머니투데이 기자
2020.05.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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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문재인 정부는 ‘성범죄와의 전쟁’ 중이다. 미성년자 피해자들이 다수 포함된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다.법무부는 당장 ‘미성년자 의제강간’ 기준 연령을 기존 만 13세에서 16세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의제강간이란 일정 나이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교를 한 경우 성관계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강간으로 규정해 처벌하는 제도다.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성관계의 의미나 규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일정 연령 이하의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려는 취지다.그러나 의제강간 연령 상향이 논의된 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10월 대법원은 자신보다 27살 어린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을 강간하고 임신까지 시킨 40대 연예기획사 대표에게 쌍방 ‘연인 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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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KBS 기자
2020.04.2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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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을 둘러싼 논의들을 지켜보던 중에 ‘가해자 서사’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최근 대중화한 개념인 것 같은데, ‘발언권’이라는 관점에서 성범죄와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언론이 대하는 방식을 비판하는 데 사용된다.이는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는 슬로건으로 요약된다. 포토라인에 선 가해자에게 마이크가 주어지고, 그의 발언을 해석하는 보도가 이어지는 모습이 대표적인 비판의 대상이다. 가해자의 어린 시절이나 불우한 환경 등을 부각한다거나, 평소 보여준 평범한 모습에 대비해 이중성에 초점을 맞추는 기사도 가해자 서사로 비판받는다.일견 납득할 수 있는 비판이다. 반인권적 범죄의 가해자가 발언권을 얻어 사건의 주인공 행세를 하고, 피해자의 목소리가 묻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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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욱 연합뉴스 기자
2020.04.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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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 명제를 놓고 몇 년간 막연한 고민을 하고 있다.살면서 무수히 많은 경험을 하지만 대부분은 잊혀진다. 그렇다면 현재 이 시점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이 나일까, 아니면 기억엔 없더라도 여태까지의 경험이 쌓여서 내가 되는 것일까. 후자라기엔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행동거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라서 좀 이상하다.“기록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 명제는 이해하기가 낫다. 이전에 쓴 기사들을 자주 다시 찾아보는데 놀랄 때가 있다. 내 이름 석 자가 바이라인에 떡하니 나와 있는데도 어떤 정보를 어떻게 취재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기사들이 너무나 많다. 취재 당시 알았을 수십 개 정보들은 기사에 적히지 않으면 몰랐던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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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 경향신문 기자
2020.04.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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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더함은 한 달째 재택근무 중이다. 밀집된 장소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로펌 환경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구연 변호사는 “송무보다 자문 중심 법무법인인데, 자문 쪽 고객분들은 재택근무를 좀 더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면서 “드물게 대면 미팅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곳 변호사들은 재택근무 중 평소엔 일반 통화나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3인 이상 소통할 경우 여러 대화창을 만들고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메신저 ‘슬랙’이나 ‘라인웍스’를 쓴다. 필요할 때는 사무실에 출근해 대면 미팅을 한다.코로나19 확산이 법조계의 완고했던 근무형태에 균열을 내고 있다. 대부분 재판이 4월 이후로 밀리는 등 실질적으로 근무형태가 영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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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KBS 기자
2020.03.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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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복 위에도, 양복 위에도, 수의 위에도 마스크를 쓴 법정 풍경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나도 익숙하게 마스크를 쓴 채로 법정에서 재판 내용을 노트북에 받아 치다가 “쾌적하다”고 느끼는 스스로를 발견했다.10년차 기자가 돼서야 처음 법정 취재를 경험한 나는 이곳이 몹시 불편하다고 느꼈다. 바로 옆 좌석에 ‘익명의 일반인’이 있는 취재현장은 처음이었다. 중요한 인물의 말을 받아 치기 위해 길바닥에 주저앉아 노트북을 펼칠 때, 기자의 옆에는 보통 다른 기자가 있다. 이 장면에서 익명의 일반인은 한 무리 기자들로부터 몇 걸음 떨어져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내는 ‘배경’일 뿐이다. 반면 법정 방청석에서 이 배경은 나와 너무 가까이 있다.흔치 않은 일이긴 하지만 이 배경은 가끔 나를 침범한다. 어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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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욱 연합뉴스 기자
2020.03.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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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히 부서 명칭이 있는데도 선배들은 법조팀을 자주 ‘서초동’이라고 불렀다. 서울에서 태어나지 않은 나는 서초동에 관해 거의 아는 게 없었다. ‘서초동 출입기자’들은 평소엔 회사에 들어오지 않다가 가끔 한 번씩 나타났는데, 말끔한 정장 차림에 표정도 왠지 굳은 느낌이라 기세가 남달라보였다. 서초동발 뉴스가 하나 터지면 1면부터 안쪽 지면까지 도배되기 십상이었다. 서초동은 엄청난 곳인가 싶었다.그 서초동에 나는 2016년 11월에 왔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다. 이젠 내 입에도 ‘서초동’이 붙었다. 교대역 11번 출구에서 서울고등법원 동문까지의 오르막이 힘겨워 숨을 가쁘게 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법조인의 말을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중요한 판결 선고가 나오면 빠르게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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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 경향신문 기자
2020.03.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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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나오는 페르시아의 왕 캄비세스는 재판관 시삼네스가 뇌물을 받고 판결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고, 산 채로 피부를 벗기는 형에 처한다. 왕은 본보기를 위해 동료 재판관들이 형 집행을 지켜보게 하고, 시삼네스의 피부를 벗겨 말린 가죽을 깐 재판관석에 그의 아들을 앉혔다.2600년이 지난 한국에서도 재판이 부정의 대상이 됐다. 2014년 ‘세월호 7시간’ 기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에서, 임성근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사건 재판장에게 무죄라도 판결 이유에 △보도가 허위라는 점 △법리상 부득이 무죄 판결을 선고한다는 점 △선고 말미에 가토의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점을 밝히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하명에 따른
기자의 시선
백인성 KBS 기자
2020.03.0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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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어느 날, 신문 기사 검색 프로그램에서 ‘관계자’가 들어간 기사를 검색해본다. 800건 이상이다. 방송 기사까지 검색해본다면 숫자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인터넷으로 유통되는 기사까지 고려해본다면 하루 동안 우리나라 언론에 등장하는 관계자 기사는 1000건에 육박하리라.관계자를 수식하는 표현도 다양하다. 핵심 관계자, 고위 관계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관계자는 청와대에서는 최고 권력자의 의중을 알고 있고, 검찰에선 내부의 분위기를 꿰고 있다. 그러나 관계자는 드러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관계자는 어느 곳에나 있지만 아무데도 없다. 검찰과 청와대의 충돌,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 국면에서도 관계자는 등장했다. 관계자들은 불쾌감과 서운함을 표시하고, 상대 기관을
기자의 시선
이권열 MBN 기자
2020.02.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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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입기자의 펜대가 줄은 요즘이다. 법조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만 봐도 그렇다. 그 자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이 채웠다. 참 바쁘게 달렸던 8개월이었다. 지난 6월 ‘김학의 의혹 수사’를 시작으로 ‘조국 일가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으로 이어졌더랬다. 누군가는 의혹을 수사했고 누군가는 의혹을 취재했지만 지금 보니 의혹만 더 쌓였다. 현혹되기 딱 좋은 요즘이다.법무부와 대검찰청 대변인에게도 바빴던 시간이었다. 한땐 양측에서 경쟁적으로 뿌리는 입장메시지에 골치가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취재를 요청하면 답변을 들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그때의 법무부가 그랬다. 어렵사리 관계자와 전화 연결이 됐더라도 “잘 모른다”는 말만 도돌이표처럼 돌아왔다. 당
기자의 시선
백승우 채널A 기자
2020.02.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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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들 몇 명과 수다 떠는 ‘단톡방’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사달이 났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광화문파’와 ‘서초동파’로 갈렸습니다. 검찰 개혁, 입시의 공정성 등 결론내리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온갖 단어들이 대화창을 가득 메웠습니다. 수사 상황이 조금씩 드러낼 때마다, 혹은 유튜브 등을 통해 새로운 주장이 제기될 때마다 대화창에 말이 보태졌고, 수다는 절박한 사생결단이 됐습니다. 결국 한 명은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눈처럼 나부꼈던 대화창의 어지러운 말들이 요설(妖說)처럼 느껴졌습니다.“세상이 지금보다 5백 년 더 젊었을 때, 모든 사건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선명한 윤곽을 갖고 있었다.”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가 쓴 ‘중세의 가을’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중세 사
기자의 시선
이권열 MBN 기자
2020.02.0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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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학의는 왜 무죄가 나온 거래요?”지인 A씨 목소리에 조금씩 날이 서기 시작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서 시작된 얘기는 어느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으로 치닫고 있었다. 지인 말인즉슨 검찰은 자기 식구에겐 관대하고 조 전 장관은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는 정치적 집단이라는 것이었다.“가까이서 보면 조금 다른 부분도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자 지인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는 더이상 길게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판단한 눈치였다. 김 전 차관을 불기소 처분했던 과거 검찰과 기를 쓰고 구속시키려 했던 최근 검찰의 간극에 대해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별장 동영상’이 범죄 증거가 될 수 없는 이유를 한창 설명했지만, 그는 묘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최근 만났던 B
기자의 시선
구자창 국민일보 기자
2020.01.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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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얘기 좀 해보자. 이젠 지난해가 되어버린 2019년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가 뽑혔다. 교수 1000여 명 중 347명이 이 사자성어를 꼽았다고 한다.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가 머리끼리 싸우면 같이 망한다는 뜻이다. 검찰과 청와대, 검찰과 법무부, 검찰과 법원, 검찰과 경찰만 보더라도 두 개, 아니 참 많은 머리가 치열하게 싸웠더랬다. 그런데 근소 차로 2위를 차지한 2019년의 사자성어가 불현듯 눈에 들어왔다.‘어목혼주’ 어떤 게 어목(물고기 눈)이고 어떤 게 진주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교수는 추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임명한 ‘조국’과 ‘윤석열’ 중 하나는 어목이거나 진주일 수 있고, 아니면 둘 다 진주이거나 어목일 수 있는데 혼동으로
기자의 시선
백승우 채널A 기자
2020.01.13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