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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대리인은 같은 사건을 가지고 공방을 벌일 적대적 관계이자 사건 진행을 함께 해 나갈 협력자적인 관계에 있기도 하다. 특히나 사건이 조정이나 합의로 끝나야 하는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어떤 사건이든 본질은 분쟁이므로,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도 치열한 물밑전쟁은 수반된다. 칼 대신 펜과 혀를 휘두른다는 차이가 있을 뿐 그 치열함은 전투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다만 정해진 규칙이 있어 외견상으로는 모든 전투가 매우 예의 바르고 차분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실제 전투와는 다행스럽게도 상당히 다르다.필자가 전투에서 만났던 상대방 대리인들은 대체로 다 점잖고 성실하고 예의바른 분들이었다. 딱 이 분만 빼고 말이다.그 사건도 조정으로 끝나면 참 좋을 사건이었다. 다만 양측의 견해차가 커서 좀처럼 조정이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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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변호사
2015.07.0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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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해외로 여름휴가를 갔을 때 일이다. 호텔 체크아웃 전 짐을 쌀 때 분명히 현지에서 구입하였던 새 지갑을 박스 채 넣은 것으로 기억하였는데, 귀국 후 서울 집에 도착하고 보니, 박스만 있고 내용물인 지갑은 온데간데 없어 매우 당혹스러웠다. 혹시나 방안에 두고 나왔나 싶어 현지 호텔에 전화를 걸어 체크아웃 날짜와 방 번호를 알려주고, 청소할 때 방 안에 지갑이 있는지 물어보았다.당시 호텔 직원은 ‘확인 후 연락주겠다’면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지갑이 발견되었는지 여부’만 얘기해주면 용건은 끝났겠지만, 그 전에 앞서 나에게 말 한마디를 건넸다. “속상하시겠어요.” 결국 지갑은 찾지 못했지만(지금도 어떻게 도난당한 건지 의문으로 남아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호텔 직원의 말 한마디는 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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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변호사
2015.07.0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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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은 장관들을 언제나 쉽게 만난다. 장관들의 집무실은 백악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안에 있다. 랭리에 있는 CIA가 예외로 보일 정도다. 영국도 총리가 있는 다우닝가 10번지 바로 옆에 재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이 있고 인근에 다른 각료들의 집무실이 있다. 일본도 그렇다. 대통령제든 의원내각제든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수뇌부는 함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토론은 쉽게 이루어지고 결정은 빠르다. 당연히 시행착오도 적다. 국가가 위기에 봉착했거나 위험에 빠졌을 때 물리적인 환경으로 인해 대응능력이 손상되지 않는다. 적어도 그들은 장관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길거리에서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는 것이다. 우리는 다르다. 청와대에서 한참 떨어진 과천의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옮겨가면서 더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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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변호사
2015.07.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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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내가 살던 집에는 부엌 뒤로 장독대가 붙어있었는데, 장독대 위의 나즈막한 담 너머에는 바로 뒷집 장독대가 연결되어 있었다. 두 집이 서로 부엌 뒷문을 열면 테이블처럼 장독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볼 수 있어서, 두 집의 어머니들은 거의 매일 이야기를 나누며 사이좋게 지내셨고, 나와 동갑내기 뒷집 장남 N도 너댓살 무렵부터 곧잘 어울려 놀았다. 따뜻한 날 마당에서 장난감 그릇에 흙밥을 퍼놓고 꽃잎과 돌멩이 반찬을 담아 놓으면, 옆구리에 그림책을 끼고 회사 갔다 왔다며 돗자리에 올라 앉아 밥 먹는 시늉을 하던 N이 간혹 생각나곤 한다. N과 나는 그렇게 수년간을 같이 놀다가, 같은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첫해를 매일 함께 걸어 등하교했다. 국민학교 2학년, N과 나는 같은 반이 되었다. 학년 초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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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원 변호사
2015.06.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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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최고법원 법관인 대법관의 구성은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양성을 확보하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적절한 방법은 무엇일까?우리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의 ‘양심’은 법적인 소양을 갖춘 법관으로서의 직업적·객관적 양심이라고 해석되고 있으나, 이는 매우 추상적이고, 과연 모든 법관에게 일관된 직업적·객관적 양심이 존재하는지는 매우 의문이다. 오히려 어떤 법관이 자신은 진정으로 직업적·객관적 양심에 따라 심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자신이 겪어 온 사회·경제적 환경과 경험 및 학습 등에 의하여 형성된 주관적 사고가 직업적·객관적 양심으로 둔갑하고, 자신은 그것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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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ion@draju.com
2015.06.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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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 아닌데 쿠바에 다녀와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나는 12일간의 공백을 만들기 위하여 일정을 조정하고 매출을 미리 확보하고 의뢰인들에게 필요한 조치들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복귀한 후에는 곧바로 출근해야 했습니다. 그것이 전업변호사의 마땅한 도리 같았습니다. ‘전업’이라는 것은 전적으로 매달려야 먹고 살 수 있다는 뜻일까요?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하였습니다. 나의 체력과 정신적 에너지가 전적으로 고갈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이 내게 진단하였습니다. 영혼육(靈魂肉)의 소진이다, 다른 표현으로 번아웃(burn out) 증후군이라고 말했습니다.내 수준으로 해석하자면 한 가지 업무에 전념하면서 영적,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를 집중하다가 그 업무가 끝났을 때 갑자기 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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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익 변호사
2015.06.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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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에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은 진정서의 형식으로 서면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일이 많다. 재판부에 할 말이 있으면 탄원서의 형식으로 글을 써 내기도 한다. 피고인의 가족 등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내용의 탄원서는 자주 등장한다. 가끔 피해자 측에서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내기도 한다. 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탄원이란 사정을 하소연하여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을 말하는데, 탄원하는 글이나 문서를 탄원서라 한다. 며칠 전 기록을 읽던 중 피해자의 유족이 낸 탄원서를 읽다가 와락 울음이 터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일이 일어났다. 공직에 있던 피해자의 배우자가 제출한 탄원서였다. 자신을 만난 후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공무원 시험을 치르게 되었고, 가족을 위하여 공직을 담당하면서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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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대전고검 검사
2015.06.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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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법관연수를 받는 새내기 판사들의 큰 고민 중 하나는 늘 ‘판결문을 잘 쓸 수 있을까’였다. 그런 판사들에게 정색하면서 ‘전혀 걱정할 것 없다, 최근에 판결문작성시스템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몇 가지만 입력하면 컴퓨터가 기록을 읽고 판결문을 작성한다, 좋은 세상이다’라고 장난을 치던 때가 있었다. 순진한, 제법 많은 신임판사가 깜빡 속아 넘어갔기 때문에 술자리의 괜찮은 안주였다. 판결문작성시스템이 형식적 기재사항을 생성해 주었고, ‘몇 가지’만 기재하면 판결문이 완성되니, 컴퓨터가 기록을 읽는다는 것만 빼고는 큰 거짓말도 아니었다. 또 실제 판결이유를 작성하는 시스템이 개발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때이기도 했다.로봇이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 저널리즘이 점차 보편화 되고 있다. 2014년 7월 AP통신은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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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변호사
2015.06.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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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정어머니께서 종합검진결과 갑상선에 암이 있다더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암이라는 말에 무조건 겁부터 나고 갑작스레 인생의 큰 짐을 떠안은 것 같아 세상이 순간 잿빛으로 변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마침 최근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갑상선암에 대한 논의들을 방영한 것이 있어서, 갑상선암은 성장이 매우 느리고 전이도 잘되지 않아 ‘착한 암’으로 불린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어느 평일 오후, 1시 30분에 예약을 했지만, 영상자료가 올라오지 않아 다른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먼저하고 우리 가족은 10분, 20분을 조금 더 기다린 끝에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만나게 된 의사선생님은 아직 마흔이 되지 않았을 것 같은 외모의 젊은 분이셨는데, “아직 영상자료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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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연경 변호사·경남회
2015.06.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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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누트 함순을 알게 된 것은 순전히 헤르만 헤세 덕분이었다. 헤세가 발표한 서평들을 한 군데 모아 출간한 책에서 나는 다소 생경하고 이국적인 이름, 크누트 함순을 만났다. 헤세는 그를 가리켜 ‘내 가장 아름다운 시절 내가 좋아하던 작가’라 하였다. 심지어 헤세에게 그는 실수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거나 싸우다 맞아 죽거나 물에 빠져 죽을 수는 있어도 늙을 리는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크누트 함순이 어떤 작가인지 몹시 궁금해졌고 왠지 그의 작품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날것의 원시적인 생명력이 충만할 것만 같았다. 크누트 함순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인데 가난과 학대로 어린 시절을 힘겹게 보냈다 한다. 돈을 벌기 위해 온갖 직업을 전전해야 했던 그는 고단한 삶의 경험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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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숙 변호사·부산회
2015.06.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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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변했고 또 지금도 변하고 있다. 그것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한다. 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세상이 변한 것을 깨닫는다. 허망함을 느낀다. 그리고 거기에 묻어 있는 자괴감에 몸을 떤다. 자신이 ‘시간의 이방인’이 되고 말았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세상이 변하면 그 이전은 ‘옛날’인데 그것을 그저 세월의 흐름으로만 알고 있었던 어리석음을 깨달았을 때의 느낌이다. 물론 세상이라는 것도, 역사라는 것도 한 순간에 뿌리째 일변(一變)하는 것은 아니다. 순식간에 앞으로 진보하는 일도 없다. 큰 변혁기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어딘가에 과거의 잔재를 남겨 놓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그 과거의 잔재만 보고 있다. 그리고는 세상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 어마어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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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변호사
2015.06.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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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한 천문과학자인 칼 세이건은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에서 인간을 물질로 환원하면 그 가치는 탁자 위에 올려놓은 몇 종류의 원소일 뿐이지만, 인간의 가치는 그 원소들의 독특한 배열규칙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사실이야 어떻든 모든 것을 물질로 설명하는 현대과학의 눈으로 보면, 인간은 그저 우주의 순환과정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다양한 원소들의 독특한 결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쩌랴. 우주가 인간의 기대와 부합하게 형성될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가치가 전 지구보다도 무겁다고 생각하는 계몽주의의 정신 하에서 살아간다. 우리 헌법도 전문에서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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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변호사
2015.06.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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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돌아가신 이윤기는 내가 흠모하는 작가였다. 그분이 쓴 모든 글들이 좋았다. 그의 글을 열심히 챙겨 읽던 중 차 변호사를 언급한 대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차 변호사는 절친한 대학동기였기 때문이다. 이윤기가 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신문이나 잡지에다 기행문을 자주 쓴다. 하지만 쓰면서도 늘 절망한다. 안팎의 풍경을 아우르는 문장을 찾아내는 데 자주 실패하기 때문이다. 그런 나에게 얼마 전에 읽은 여행기 한권은 얼마나 좋은 약이 되는지. 차병직 변호사라는 분이 쓴 ‘시간이 멈춘 곳, 풍경의 끝에서’라는 책이다. 나와는 일면식도 없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그는 한밤중에 그 도시에 하나 남은 마지막 호텔로 자동차를 몬다. 그런데 그가 그 호텔 앞에 당도하는 순간 호텔 간판의 불이 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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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 변호사
2015.06.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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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로 우리 정부가 5·24 조치를 발표한지 만 5년이 지났다. 5·24 조치가 발표된 이후 남북관계는 전혀 진전이 없어 조국의 통일을 바라는 국민의 입장에서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에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기 위하여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인적, 물적 교류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내용의 5·24 조치를 발표했다. 5·24 조치는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한의 사과 및 재발방지약속 전까지 1)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전면 불허, 2)남북교역 중단(개성공단 제외), 3)남한 국민의 방북 불허, 4)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불허, 5)대북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를 그 내용으로 한다.그런데 5·24 조치 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남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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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변호사
2015.06.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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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OO경찰서는 식당과 편의점 등 10여곳을 털어 금품 10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로 10대 가출 청소년 7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다음날 형사미성년자인 5명을 석방했지만, 이들은 하루만에 범행을 저질러 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을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지난해부터 상습절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올해 4월 주요 언론에 두루 보도된 범죄기사로서, 어린 소년들의 의도적 범행을 처벌할 수 없다는 제도적 허점이 과연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어야 할 것인지에 관한 해묵은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2011년 봄 일본 나카시마 테쓰야(中島哲也) 감독의 영화 ‘고백’이 우리나라에서 상영되었다. 본디 ‘고백(告白)’이라 함은 우리의 언어적 감각에서 무언가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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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헌 변호사
2015.06.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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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탁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데 TV뉴스를 본 마누라가 뭔가 못마땅한 듯 한마디 한다. 모 정당의 최고위원들이 모인 회의석상에서 자기들끼리 한쪽에서는 “사퇴하라!”고 닦아세우고, 반대편에서는 “공갈치지 마라!”고 윽박지르다가 뛰쳐나가는 험악한 회의분위기에서 어느 여성 위원이 뜬금없이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사진을 보니 그 위원은 핑크색 정장까지 갖춰 입고 있던데, 그런 자리에서 노래를, 그것도 ‘봄날은 간다’와 같은 약간은 흐느적거리며 나른하게 들리는 노래를 부르다니…. 울고 싶은 심정을 표현하고 싶었을까?나에게도 울면서 노래를 부른 기억이 있다.초등학교 3, 4학년쯤, 무슨 모임이었는지 친척들 여럿이 함께 모여 빙 둘러앉은 가운데 아이들이 돌아가며 노래를 한곡씩 부르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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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제 변호사·부산회
2015.06.0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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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의 소속변호사로 일하다가 개인 사업자가 된 지 3년여가 지났다. 사무실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는 과정에서 지출은 필연적으로 늘어났다. 여태까지는 날로 늘어만 가는 카드 대금 청구서에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어느 날 문득 한달 간의 카드 명세서를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는데, 5만원, 10만원 등의 지출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와중에 ‘이 돈은 아깝지 않게 잘 썼다’라는 소비가 의외로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몹시 놀랐다. 사람을 만나고, 술을 마시고, 물건을 구입하는데 참으로 많은 돈이 쓰이고 있었지만, 사이사이 어쩔 수 없는 지출도 많고, 어떤 경우는 돈을 쓰고도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지출이 꽤 많았던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변호사회는 비교적 좁은 지역법조이다. 10년 전쯤 변호사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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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군 변호사·경남회
2015.06.0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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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하다 보면 전혀 뜻밖의 판결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부 패소해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건에서 전부승소나 다를 바 없는 일부 승소를 하여 뛸 듯이 기뻐하기도 하고, 못 해도 일부 승소는 할 것으로 기대한 사건에서 전부 패소하는 경우도 있다. 몇년 전 나는 전부 승소를 목표로 진행한 사건에서 일부 승소는커녕 전부 패소한 아찔한 경험을 하였다. 구두합의로 진행되어 입증이 어려운 부분에 대한 간접 정황증거도 충분히 제시하였고, 무엇보다 우리가 투자목적으로 지급한 내역이 분명하기 때문에 최소한 일부 승소는 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 생각했었고, 의뢰인에게도 그와 같은 소송전망을 모두 설명하고 진행한 사건이었다. 소송진행과정에서 담당재판부의 태도 또한 우리 측에 유리하다고 확신했다. 담당재판부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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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변호사
2015.06.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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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이동통신사 상담사와 통화하였습니다. 젊은 나이의 직원이 응대하고 있었습니다. 본인확인을 위한 질문에 응답하면서 나는 의례적으로 들릴 수 있는 질문들에 최대한 진지하게 대답하였습니다. 그 과정이 고객과 상담사의 관계를 규정짓는 관문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피의자와 사법경찰관 사이의 인정신문과 같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당연하지 않은 절차입니다. 상담과 필요한 업무가 끝나고 나는 인사를 들었습니다. “고객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나는 짧은 순간 대답할 인사를 생각하였습니다. “예. 좋은 하루 되세요.” 똑같은 말을 반복하여 인사하는 메아리 인사법입니다. 이 시대를 사는 중년남자는 어떤 것이 예의 바른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정중하지만 사무적인 태도와 말이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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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익 변호사
2015.05.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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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법원 조정이 연이어 있었던 날이었다. 수명판사가 말했다. “오늘은 직접 두 당사자의 말을 듣고 싶네요.”“언제부터 같은 일을 하게 되었나요?”“수입을 올리는데에 누가 더 기여를 했나요?”상대방 당사자가 직접 입을 열었다.“당연히 제가 더 기여를 하였지요. 저 사람은 놀기만 하고 일한 적이 없습니다.”일한 적이 없다는 말에 잠자코 듣고 있던 의뢰인이 씩씩거리기 시작했다.“거짓말 좀 하지 마세요. 내가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데 놀기만 했다고 그래!”가만두면 곧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아, 내가 나섰다. 의뢰인이 실제 일한 내용을 꼼꼼히 말하기 시작했다. 상대방 당사자의 한마디가 나를 자극했다. “알지도 못하면서 거짓말을 같이 하는구먼!”“이미 서면에서 정리한 내용을 말씀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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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변호사
2015.05.26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