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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을 보러 간 적이 있다. 사법연수원을 마치던 무렵이니까, 십여년 전쯤의 일이다. 연수원 수료를 하고 나서 만 3년간의 군생활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잠정적으로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 할 처지였다. 대학을 마치고 어렵사리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그동안 너무 힘들었으니까 잠시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합격자 발표 후 별로 쉴 틈 없이 바로 연수원에 들어갔다. 연수원에서의 생활은 빠듯했다. 타율적으로 수업을 들었고, 과제물을 제출했다. 동료들과 몰려다니다보니 2년이라는 시간은 금세 지나 있었다. 시험합격 이후 그보다 더 앞날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장래에 대한 대비라는 것이 없었다. 2002년 사법연수원 2년차는 월드컵의 한해였기에 흥분의 연속이었다. 4학기 시험을 마친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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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군 변호사·경남회
2015.10.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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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사를 했다. 아주 오래되지도 그렇다고 아주 새로 지은 것도 아닌, 입주한 지 12년쯤 된 아파트다. 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것도 싫고, 행여 고장이라도 나면 걸어서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까봐 항상 저층을 선호한다. 3층 내지 5층이 좋고, 7층만 넘어서도 탑 속에 갇힌 라푼젤이 된 것 같은 느낌…. 아무튼 살고 싶지가 않다. 고소공포증도 좀 있고 말이다.그런데, 이번엔 뜻하지 않게 14층이라는, 나에겐 초고층인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내가 선호하는 저층엔 마땅한 집이 없었다. 남들 20층, 30층에도 사는데 뭐 십몇층 정도 가지고 그러냐 스스로를 다잡고 여러 차례 설득하여 결정한 집인데, 와보니 베란다에서 보는 풍경부터 조금 아찔하다. ‘휴우, 도대체 저 꼭대기 25층엔 어떤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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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변호사
2015.10.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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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 소매치기를 만났습니다. 여행가이드는 저 여자가 범인이니까 빨리 잡으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녀는 그저 가이드였고 내가 사건의 해결사였습니다. 그 범인을 잡으라니 어떻게 잡는다는 말인가. 나는 달려가서 우선 그녀의 길을 막았으나 어디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랐습니다. 다행스럽게 일행 중의 여자선생님이 그녀의 팔을 잡았습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여자는 자신의 핸드백을 열어 보이면서 ‘나는 범인이 아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런 행동을 보면서 나는 그녀가 범인인 것을 확신하였는데 그 핸드백은 뒤져보아야 소용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훔친 물건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학년부장이신 선생님은 그녀의 허리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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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익 변호사
2015.09.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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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마음에 택시를 탔다. 택시운전기사가 반갑게 웃었다. 가만보니 뭔가 말을 건네고 싶은 눈치였다. 말을 섞기 시작하면 피곤할 때가 많았던 기억에 나는 애써 모른 척 하였다. 그때 옆을 달리던 버스가 경적을 심하게 울려댔다. 택시속도가 맘에 들지 않았나 보다. 나는 그 소리에 깜짝 놀랐다. 놀란 내 모습을 보고 택시운전기사가 말했다.“저 성질하고는…그렇게 누른다고 뭐가 달라질까! 내가 30년 운전을 했는데, 운전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우.”“그래요? 그게 뭔데요?” 내 한마디에 운전기사분이 ‘그럼 그렇지’하고 웃는다. ‘거봐! 결국 나하고 말을 섞이게 되어 있잖아!’ 아주 흡족해 하는 얼굴이다. “우리나라 도로구조상 교통법규를 어기게 되어 있을 때가 많잖아요. 거기다가 운전을 다 잘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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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변호사
2015.09.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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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을 때 직장에서의 업무에 더 충실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다. 인생의 여정에서 힘든 순간에 직면하였을 때 자신의 인생을 처음부터 아니면 어느 시간 이후부터 다시 시작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통하여 과거로 돌아가서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으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학업, 학위, 취직, 사회적 성공, 물질적 풍요 등 각자가 가진 가치관에 따라 행복과 더 큰 성취를 위하여 한 단계씩 더 높은 사다리를 타고 일정 지점까지 올라갔는데 사다리가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인생의 길에서 뭔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잠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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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대전고검 검사
2015.09.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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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3일, 상고를 기각하는 대법원 판결이 송달되었다. 피상고인을 맡았던 나는 안도의 숨을 쉬며 당사자 L을 떠올렸다. 그리고 몇 년 전 나의 당사자였던 K가 생각났다. L과 K의 사건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았었다. 1심 패소 사건이었다는 점, 항소심부터 맡았다는 점, 재판 결과가 좋았다는 점이 그랬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공통점은, 그들에게 일어난 일의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나중이 아주 엄청났다는 것이다. 살면서 어느 날 일어난 별 일 아닌 것 같았던 사건이 인생을 얼마나 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를 나는 두 남자에게서 보았다.K는 경남지역에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졸업 후에는 곧바로 중공업회사에 취직이 되어 농사짓는 부모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그는 선박부품을 만드는 그 곳에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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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숙 변호사·부산회
2015.09.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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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일요일 낮.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 앉아 손에 든 책에 시선을 고정시킨 눈이 순간 촉촉해졌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가슴 저림이었다. 소녀의 오해가 불러온 젊은 연인들의 비극. 그 비극이 끝내 너무나 깊이 사랑했던 두 사람을 다시는 한번도 보지 못한 채 각자 다른 죽음을 맞이하게 했다는 대목에서 전율이 느껴졌다. 열 세 살의 글쓰기를 좋아하고 감수성 풍부한 소녀 브리오니는 사촌언니의 강간범으로 로비를 지목한다. 피해자 소녀는 강간범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고 유일한 목격자는 브리오니 뿐이다. 로비는 필사적으로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유죄가 선고되어 독방의 교도소에서 복역을 하게 되었으며 막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깊은 사랑에 빠진 연인 로비와 브리오니의 언니 세실리아는 두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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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변호사·경기중앙회
2015.09.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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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주말 오후. 특별히 할 일도 없어 맥주를 홀짝거리며 TV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다 우연히 접한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두어 달 전의 일이다. 별의별 희한한 가면을 쓴 출연자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면 그 직후 방청객과 판정단이 투표를 해서 승부를 가리는 토너먼트 형식의 대결이다. 노래를 부를 때 빼고는 음성변조 처리까지 되어 가면 속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가늠하기 힘든 구조다. 총 3라운드의 서바이벌을 거치는데 승자는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고 패자는 가면을 벗어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해당 회차 결승전에서 우승을 하면 이전 대회의 가왕이 방어전을 갖고 둘 중 방청객과 판정단에 의해 뽑힌 사람이 최종 우승자, 즉 복면가왕이 되는 형식이다. 현란한 춤사위로 무장한 댄스가수나 인형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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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희 변호사
2015.09.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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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과잉성 처리의 방법으로 ‘낭비’의 길 이외에 ‘성장’의 길이 있다는 것, 그 ‘성장’이란 다름 아닌 변호사 개개인이 가진 ‘힘의 합성’에 의해 폭발력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는 것 그리고 ‘힘의 합성’은 ‘관계’에 의하여 창조된다는 것은 이미 말했다. 그러면 우리 눈앞의 현실은 어떤가. ‘힘의 합성’이라는 주관적 희망이 아닌 ‘힘의 분산’이라는 객관적 현실에 절망하고 있지 않은가. 도대체 변호사 전체의 힘이라는 것이 개개인의 힘과 능력의 덧셈의 총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폭발력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변호사 개개인의 능력 즉 ‘미시’의 효율성과 전체로서의 ‘거시’의 효율성과는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히려 전체로서의 ‘거시’의 효율성이 ‘미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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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변호사
2015.09.2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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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과 다이앤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다. 두 사람은 열렬히 사랑했으므로 아직 어리다는 양쪽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한다.행복하였지만 그들은 돈이 없었다. 수중에는 5000달러 밖에 남지 않았는데 필요한최소한의 돈은 5만 달러다. 5만 달러가 없으면 집이 경매로 날아간다.절망에 빠진 그들에게 마지막 아이디어로떠오른 것은 라스베가스로 가서 도박을 하는것이었다. 첫날 그들은 거의 2만5000달러를 딴다. 이제 2만5000달러만 더 따면 된다. 이튿날 그들은 5만 달러만 되면 일어서기로 하고 다시 카지노로 향한다. 그러나, 애꿎게도 돈은 자꾸 나가기만 한다. 그날 저녁에 그들에게는 한푼도 남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절망에 빠졌다. 이젠 정말 아무것도 남지않게 된 것이다.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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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 변호사
2015.09.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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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함지뢰에 의해 우리 군이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달 4일 경기도 파주 육군 1사단 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해 놓은 목함지뢰가 폭발하여 우리 군의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 이남 440m 지점의 통문을 지나며 수색정찰을 하고 있었는데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우리 군이 지나는 길목에 목함지뢰를 매설하여 공격한 것이다. 목함지뢰(木函地雷)는 나무 상자 안에 폭발물이 들어있는 대인 살상용 지뢰이다. 주로 상자 안에 트리니트로톨루엔(TNT)과 신관을 넣어 고정해 만든다고 한다. 옛 소련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개발한 무기로, 북한은 소련의 목함지뢰를 따라 만들어 한국전쟁에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목함지뢰라는 재래식 무기에 의해 우리나라가 입은 피해는 상당하다. 연이은 대북확성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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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변호사·충북회
2015.09.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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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딸아이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 고민이 너무 많아서 혼자 힘으로는 어찌 할 수가 없는지 기도를 하고 싶다고 했다. 오래 전 세례를 받고 성당을 다니다 어린 아이들 양육을 핑계로 수년 전부터 냉담자로 지내던 나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함께 교회를 가리라 생각 중이었다. 교회를 보내달라는 녀석의 말은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얼마나 고민이 많길래 저러나 걱정도 되었다.교회를 나가기 시작한 딸아이와 의도적으로 더 많은 대화를 시도했다. 과연 저 조막만한 머리 속에 담긴 고민들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싶었고 도와주고 싶었다. 사춘기가 된 건가 의심하던 작년 무렵부터 “하나님은 기도하면 다 들어주시냐”고 수도 없이 질문하고, 웬만해선 엄마한테조차 자신의 비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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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변호사
2015.09.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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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고대 이집트인들은 영혼이 하늘에 가면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했는데, 대답에 따라서 천국에 갈지 말지가 정해졌다고 한다.영화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2007)’에 등장하는 대사이다. 이 영화에서는 암에 걸려 길어야 1년 정도 살 수 있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아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른 두 노인(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이 우연히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가 함께 병원을 탈출한 뒤 마음 속으로만 간직해왔던 ‘해보고 싶은 것’들을 목록에 적고, 하나씩 지우면서 유쾌한 여행을 떠나며 진정한 우정을 나눈다. 그들의 버킷리스트는 ‘눈물나게 웃기’ 등 소소한 것부터 ‘타지마할 구경하기, 카레이싱, 아프리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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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변호사
2015.09.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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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도발을 한 북한과 우리가 마주앉았다. 오래 ‘협상’할 사안이 아닌데도 사흘 밤낮을 끌다가 합의문을 내놓았다. 그 2항이 논란이 됐다.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이걸 두고 국가안보실장과 통일부장관은 ‘북한이 직접 사과한 것’이라고 했다.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는 3항은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의역’됐다. 그날 밤 방송들은 하나같이 북한이 사과했다는 두 분의 브리핑을 충실히 따랐다.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한 첫 사과라고 은근히 자랑하기까지 했다. 정말 이 합의문을 두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한’ 문서로 믿었다면 두분은 국어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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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변호사
2015.09.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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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시절 상이군인들이 구걸하러 다니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 거지들이 나라를 지키다가 다리를 잃고 팔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거지로 살아갈 때는 나라도 거지꼴로 살고 있었기 때문일까요.이 땅에는 많은 아픔들이 있습니다.영화 ‘명량’을 보면서 1600년대의 아픔을 짐작하였듯이 6·25사변을 놓고도 우리는 역사적인 존재들을 자칫 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감기몸살을 걱정하는 사람일지라도 남북이 대립하는 전선에서 잘려나간 청년의 발목에는 무관심해질 수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나약한 우리들을 자책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문제들을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입니다.전쟁이 끝나면 새로운 기쁨이 살아나고 슬픔은 묻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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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익 변호사
2015.08.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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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런던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런던에 머물 집을 서울에서 미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 직장 동료로부터 런던에 계신 천주교 수사님을 소개받아 도움을 청하는 메일을 보냈다. 수사님은 즉시 “제가 다 도와드리겠습니다. 걱정마세요.” 간명한 한 줄 답장을 하고, 생면부지의 나를 위해 런던에서 직접 보증금까지 지불하며 셋집을 얻어 주었다. 이후 내가 런던에 도착한 때부터 서울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수사님은 온갖 잡다한 일들과 어려운 일들을 앞장서고 도맡으며 런던에서의 내 후견인 노릇을 해주었다.수사님이 계약해 준 런던의 셋집은 학교에서 버스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월세에 비해 보증금이 비싼 편이었다. 런던 도착 후 대신 지불해 준 보증금을 드리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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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원 변호사
2015.08.3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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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부자들은 선진국의 부자들에 비해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들 한다. 최근 롯데그룹 창업자 가족들 사이의 경영권 다툼은 볼썽사납다. 큰 규모의 경제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갔던 대기업 총수가 국민경제 활성화라는, 국민이 그다지 공감하기 어려운 명목으로 사면되어 석방되었다. 과연 사면 및 석방된 대기업 총수가 자신의 이익에 앞서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 경제를 위해서 보답할까? 거기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은 결코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우리나라 부자들이 선진국의 부자들에 비해서 존경을 받지 못하고, 대기업의 총수·창업자 및 그 가족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들이 우리 국가·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정도가 미약하거나 가식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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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간 변호사
2015.08.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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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덥다는 말이 입에서 연달아 나올 정도로 무더운 여름이다.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 주에는 법원에서 재판을 하지 않는다. 휴정기간에는 여유를 가지고 휴가도 가고 조금 쉬겠구나 하고 판사 친구에게 물어보니, 재심사건이나 재정신청 사건을 처리하고, 상세한 검토가 필요한 복잡한 사건 기록을 읽어야한다고 한다. 만만한 직업은 없는 모양이다. 필자 또한 평소에 구입해 놓았으나 읽지 못하였던 책을 읽어보려 하였으나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 버렸다. 선고기일이 잡힌 사건에 대하여 변론재개를 하면서 재판부에서 석명을 구하는 사건이 몇 건 있다. 기록을 대출하여 도대체 왜 선고가 아닌 석명이 필요한지 검토해본다. 공소장 변경이 필요한 사건도 있고, 법리와 사실관계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여야 할 사건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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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대전고검 검사
2015.08.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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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는 수상자 연설에서 작가가 짊어져야 할 두 가지 짐은 진실에 대한 섬김과 자유에 대한 섬김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사명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융합시키는 것이므로 거짓과 굴종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오늘날 수많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갈등이 사회 각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법원의 문턱을 넘어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너무도 흔하게 일어난다. 최근만 하더라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의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논란에 관한 형사재판, 지방자치단체 간의 다양한 분쟁, 대기업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세당국의 분쟁, 심지어는 대한민국 정부와 대한민국에 투자한 외국펀드 간의 소송 등,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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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변호사
2015.08.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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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를 낳고 아주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전적으로 가사와 육아를 도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초보 엄마의 미숙함 때문이었는지 아이는 자주, 너무 자주 울었습니다. 우는 아이를 등에 업고 아이의 궁둥이를 때려가며, 그것도 진심으로 세게 때려가며 속상한 마음에 훌쩍 거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집에 있는 것이 너무나 갑갑하고 불편해서 밖에 나가 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엊그제 아파트 단지 안에서 큰 아이 친구의 엄마를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그 엄마에게 먼저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방학이라 요즘 좀 편하시겠어요.” 그 엄마의 답은 이랬습니다. “아휴, 하루 세끼 애들 밥 해 먹이려니까 너무 힘들어요.”|이렇듯 우리는 직장에서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집에서의 휴식 시간을 간절히
연재 끝난 칼럼
권연경 변호사‧경남회
2015.08.24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