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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변호사의 머릿속에 있는 변호사 상(像)이라 할까 이미지라고 할까, 그것은 이미 한 세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 이미지는 지난 세기 이 나라의 근대화(文明開化)와 더불어 생겨난 것이고 우리는 그 이미지를 백년이 넘게 우려먹었다. 그 이미지는 변호사로 하여금 오직 자신의 성공만을 믿는 자기모방(自己模倣)의 길을 걷게 했다. 그러면 앞으로의 백년, 이백년도 같은 이미지를 계속 우려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생각은 지난날의 이미지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너무도 단순한 사고회로에서 나온 불건강한 사상임에 틀림없다. 변호사를 제외한 우리 사회의 어떤 사람도 변호사에 대한 옛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옛날의 이미지, 그것은 백년의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지금은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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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변호사
2015.11.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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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에는 변협신문 편집회의를 한다. 신문 16면에 실을 기사와 투고 원고를 검토하고 편집방향을 정하는 회의다. 홍보과 직원 4명이 취재기자도 없이 신문을 만든다. 예산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매주 신문이 나오니 신통방통하다. 매주 있는 회의가 조금 부담은 되지만 신문을 제작하는 보람도 있고 원고를 고르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편집위원으로 남의 글 뽑는 자리에 있어보니 어깨에 쓸데없이 힘이 들어갈 때도 있다. 완장차고 힘쓰는 자리가 이런 맛인가 싶다.지난 주 저녁 편집회의에 참석했다. 한달에 한번은 간단한 저녁식사를 겸해 회의를 한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차 라디오에서 “야야야~내 나이가 어떠냐?”며 가수는 나이가 오든 말든 기죽지 말고 뭐든 해보라 한다. 약속장소에 가니 홍보과 직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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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근 변호사
2015.11.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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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었더니 / 스승님은 약초를 캐러 가셨어요 / 이 산속에 계신데요. / 구름 깊어 어딘지 알 수 없어요.당나라 가도(賈島,779~843)의 ‘이 산중에 있으련마는’이라는 시는 은자의 탈속적인 은서(隱棲)생활을 동경하여 읊은 것입니다. 필자도 ‘언제 속세와의 인연에 빗장을 걸고 산중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농옹(農翁)이든 초부(樵夫)이든 어옹(漁翁)이든 정년이 따로 없고 농촌이나 산촌, 어촌에서 천수를 다할 때까지 일합니다. 보통사람들은 정년에 몰리면 퇴직합니다. 자격증을 가진 사(士)부류는 정년이 없습니다. 중학교 동기인 약사는 오늘도 조제하고 약을 팝니다. 희수에 이른 세무사는 지금도 기장료를 챙깁니다. 10여년 전에 실크로드에 갔을 때 만난 대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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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웅 변호사·경기중앙회
2015.11.1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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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얼마 전 있었던 한·일정상회담에서 아베총리는 여전히 과거사에 대해 편향된 의식을 드러내고 있었다. 국내외의 여러 사정을 바라다보고 있자니 9월 연변지역을 여행한 기억이 새록새록하여 여기에 적어 본다. ‘여행의 기술’의 저자 알랭드 보통은 ‘여행을 하듯 생활하고, 생활하듯 여행하라’고 했다. 우리의 생활이 여행이라면 얼마나 행복하고 황홀하겠는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알랭드 보통도 여행을 하듯 생활하라고 하였을 것이다. 사람이 보는 세상은 제각각이다. 해서 같은 사물이나 현상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 이를 철학에서는 ‘관점주의’라고 한다. 그러나 연변기행에서 일행들은 적어도 뜨거운 민족애와 우리 조상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공통으로 느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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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변호사·충북회
2015.11.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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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3년 5월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731이라는 숫자가 선명한 전투기에 타고서 엄지를 세우며 웃는 사진이 있었다. 총리 취임 6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이 한장의 사진은 일본이 2차대전 중에 저지른 반인류적 범죄를 조금도 반성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731부대는 1932년부터 하얼빈에서 화학세균전을 준비하던 부대다. 그곳에서 ‘적어도’ 몇천명의 한국인과 중국인이 산 채로 실험을 당했다. 이 천인공노할 범죄를 일본인들이 조금이라도 뉘우쳤다면 731이라는 숫자는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숫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떡하니 전투기에다 그 숫자를 그려놓았다. 만약 731이란 숫자가 여느 숫자처럼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면 일본인들은 세계로부터 조소와 비난을 받아야 한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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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변호사
2015.11.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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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로 일하면서 하루종일 차곡차곡 쌓인 사건기록을 읽고, 이메일 확인 및 답장, 각종 재판을 오가며 시간을 보낸 뒤, 퇴근 후 모처럼 저녁약속이 없는 날엔 뭘 할까 고민하다가 요즘에는 틈틈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가을은 역시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던 중 ‘클래식 법정(조병선 지음, 2015. 8. 13., 뮤진트리)’이라는 책을 접하게 됐다. 유럽 각국의 실제 재판기록에 남아있는 음악가들의 인생에 대해 쓴 것인데,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도 적용되는 법률이 많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모차르트는 사망할 당시 지독히 가난하여 무덤조차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35년간 살면서 작곡과 연주활동을 했는데, 모차르트의 재판기록을 살펴보면 1791년 11월 제기된 민사소송이 있다. 채권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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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변호사
2015.11.0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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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가 일찍 잠자리에 드는 날엔 포상으로 동화책을 읽어준다. 주로 짧은 단편동화인데, 요즘은 탈무드나 이솝우화를 읽어주고 있다. 시냇가에 다다른 배고픈 세 마리의 개가 있었다. 그들의 눈에 들어온 시냇물 속의 고깃덩어리, 들어가 건져오기엔 물이 깊고 포기하자니 너무나 먹음직스런 그 고깃덩어리는 어찌 어찌하면 금방 손에 잡힐 것만 같다. 세 마리 개 중 똑똑한 놈이 좋은 생각이 났다며 시냇물을 마셔 물이 얕아지면 건져먹자고 한다. 다들 좋은 생각이라며 시냇물을 들이마시기 시작한다. 한참 후, “펑”, “펑”, “펑”! 끝. 뭐 이런 이야기가 다 있나 하는 순간 둘째는 깔깔깔…. ‘아아…웃으면 안 되는데…잔인한 이야긴데 왜 이렇게 우습지?’ 하며,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그런데,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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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변호사
2015.11.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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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길고양이를 보살피던 캣맘(Cat Mom)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수사결과 초등학생 3명의 철없는 장난으로 밝혀졌지만, 이를 계기로 길거리 동물과 사람의 공존 등에 관한 논란이 불거졌고, 길거리 동물을 보살피는 사람들에 대해 심각한 혐오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길거리 동물을 보살피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 의식에서 출발하였지만, 길거리 동물이 사람에게 주는 폐해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하고 길거리 동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방안을 연구하여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런 사정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당장 큰 손해가 없는데도 길거리 동물을 보살피는 사람들을 심각하게 혐오하고 공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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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간 변호사
2015.11.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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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변호사를 보러 가는게로구만.”대한변협 이사회를 마치고 서둘러 자리를 뜨는 나를 보고 협회장님께서 웃으신다. 그러고 보니 내가 협회에만 들르면 이 변호사를 찾았던 모양이다. 내가 뻔질나게 찾아대는 이 변호사는 변호사협회가 있는 건물 3층에서 일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10여 년 전, 내 의뢰인 기업의 사내변호사였다. 1년차 파릇한 새내기였던 이 변호사를, 기업회장님의 소송사건을 수행하면서 처음 만났다. 특별한 친분은 없었지만, 이 변호사는 가끔 아주 가까운 후배처럼 자잘한 사연을 담은 친근하고 긴 메일을 보내오곤 했다.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하고, 때로는 하소연을 하거나 의견을 구하기도 하면서. 이 변호사는 그 때 나에게 왜 그랬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나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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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원 변호사
2015.11.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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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의 삶을 예측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게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면서 우리는 의미 없는 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중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을 가치 없는 것들로 소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째는 헛된 꿈입니다.“Boys, be ambitious.” 위 말의 뜻을 헤아리면서 마음을 설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꼭 이루고 싶은 사춘기의 첫 사랑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때는 큰 야망과 큰 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큰 야망을 품는 것은 마치 짝사랑과의 결혼을 마음에 품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춘기 소년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바로 그 야망과 그 짝사랑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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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익 변호사
2015.11.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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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김남수 한국입법정책연구원장은 대한변협 등과 공동 주최한 입법정책포럼에서 사법현안에 대한 한백리서치연구소의 여론조사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위 조사에 따르면 변호사에 대한 신뢰도는 31.8%에 불과해 68.2%가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인 중에서는 판사(31.9%)가 변호사(13.8%)보다 신뢰도가 훨씬 높았고 검사(13.5%)는 변호사보다 낮았다.우리나라에서 학업성적이 가장 우수한 고급두뇌들이 집중돼 있는 법조인 집단이 국민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나라의 장래를 위해 불행하고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오래전부터 법조인의 비리유형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대민 고자세 등 여러 가지이다. 재조 법조인의 경우, 검찰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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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변호사·광주회
2015.11.0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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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어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변하였다. 작열하는 태양의 더위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도하던 때가 언제였는가 싶을 정도로 세월의 흐름은 빨라서 조석으로는 한기가 온몸을 타고 폐부로 흐른다. 한해의 시작은 1월부터이지만, 검찰에서는 상반기 인사가 2월 하순경에 이루어지므로 여름 휴가를 지나고 나서는 사실상 하반기가 너무 빨리 스쳐지나가 버린다. 여름 휴가를 지나고 나면 을지훈련, 추석연휴, 국정감사로 이어지면서 한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연말이 다가온다. 나이가 어릴 때에는 어서 빨리 어른이 되어야지 하고 생각하였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아무리 힘들었다고 하더라도 어린 시절이 훨씬 좋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시간의 흐름은 쏜살과 같아서 정말 시간이 빨리 흐른다. 어릴 때에는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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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대전고검 검사
2015.10.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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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중등교과서 국정화 고시로 정치권과 사회세력간의 논쟁이 뜨겁다. 정부가 검정제인 한국사 중등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고시를 발표하자, 역사학계와 교육계에서 반발하고 야당도 이에 반대한다. 국정화를 찬성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정당과 사회단체의 집회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런데 현대 인지심리학이 밝혀낸 수많은 인식론적 오류에 대한 연구는 여러 사람이 동일한 사실(事實)을 인식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사실을 진술하는 언명(言明)이 달라질 수 있음을 증명한다. 우리는 관심이 있는 것만을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듣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역사를 순수한 객관적 기술(記述)이라고 보는 관점이 학계에서 배척된지는 오래다. 단순한 사실(事實)을 기술(記述)한다고 해도, 항상 사료의 불완전과 부족, 글을 적는 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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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변호사
2015.10.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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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합니다, 경계가 사라진 세상을. 눈을 감고 상상으로 아직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떠올려 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생명의 기운(창조의 기운)은 강하게 느껴집니다. 태초에 세상이 만들어지기 전 상태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상상으로 하늘과 땅을 만들고, 산과 바다를 만들고, 도시와 농촌을 만들고, 그 속에 들짐승, 날짐승, 물짐승, 사람들을 만듭니다. 단, 각각의 형상들을 경계가 없는 투명한 모습으로 만듭니다. 경계가 없도록 개체를 상상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아주 가는 실선으로 테두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테두리는 언제든 쉽게 사라지는 소재로 된 것이라고 합시다. 경계가 없는 각각의 형상들은, 자기 고유의 모습을 나타내는 듯 하다가도 쉬이 다른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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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연경 변호사·경남회
2015.10.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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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아이들이 있었다. 변호사로 일하기 위해 부산에 온 지 스무해가 넘도록 가본 적 없는 동네, 큰 도로를 벗어나 이면도로로 접어 든 차가 오르막을 한참 달린 끝에 마주친 막다른 곳. 거기가 부산소년원 오륜정보산업학교였다. 정문을 지나자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공무원들이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변호사들을 학교장실로 안내하였고 그쪽에서 준비한 자료로 대강의 설명을 듣고 나서 시설을 둘러보러 나섰다. 사무실 건물을 나와 철문의 잠금장치를 풀고 운동장을 건너야 실제의 수용시설인 생활관을 볼 수 있었다. 아직 따가운 늦여름의 뙤약볕이 맞바로 내리쬐는 운동장을 건널 때 스탠드에서 단체복 차림을 한 한 무리의 아이들이 우리를 눈으로 좇고 있었다. 나는 차마 고개를 돌려 아이들의 시선을 마주할 엄두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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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숙 변호사·부산회
2015.10.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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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유대(紐帶)’라고 부른다. 유(紐)는 ‘끈’을 말하는 것이고 대(帶)는 ‘띠’를 말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아는 것. 따라서 ‘유대’라는 말의 뜻은, ‘끈이나 띠로 묶듯이 서로를 결합시키는 것’ 또는 ‘두개의 것을 묶어서 연결을 맺게 하는 중요한 조건(혈연, 지연, 학연, 이해 따위)’이라고 설명하면 틀림이 없을 터. 요컨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맺어주고 혹은 유지하게 하는 ‘그 무엇’이 바로 유대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유대라는 말의 뜻을 ‘관계’ 또는 ‘관계설정’이라고 이해하거나 ‘연대감(의식)’이라고 받아들여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닐 듯 싶다. 사람은 누구나 유대를 중요하게 여긴다. 여러 사람이 섞여서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는 사람 사이의 유대라는 것이 없으면 결국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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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변호사
2015.10.2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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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46년, 카르타고가 이 지상에서 사라졌다. 로마와 사이에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3차에 걸쳐 벌어진 포에니전쟁(Punic Wars)에서 패배하면서 고대의 위대한 무역제국은 일개 속주로 전락하였다. 그리고 한 세기 넘게 벌어진 전쟁에 독이 오른 로마인들은 이미 철저히 조직적으로 파괴한 성곽과 도심지에 불모(不毛)의 상징인 소금마저 뿌려 ‘도시학살(urbicide)’의 광기를 마무리하였다.페니키아인들이 기원전 9세기경 ‘새로운 도시’라는 이름으로 건설하였던 당대의 경제대국은 ‘최초의 대량학살’로 기록되는 이 사건으로 역사에서 지워졌고, 그들의 찬란했던 문화와 종교유산은 산산조각이 난 파편으로만 남았다. 유사 이래 다른 종족이나 국가의 집단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화적 산물을 없애버리려는 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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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헌 변호사
2015.10.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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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법률 시장이라는 표현이 맞는 표현인지 잘 모르겠지만, 흔히 신문에서 법률시장, 변호사 시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 나도 사용해 본다. 변호사 시장이라고 한다면, 우리 변호사들이 시장의 좌판, 점포처럼 영업점을 개설해 놓고, 내 물건(서비스)이 조금 더 질이 좋다는 것과 더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선전하는 모습일 것이다. 이와 같은 변호사 시장 속에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요즈음 내 주변의 변호사들은 이와 같은 시장 속에서 어떤 모습일까? 먼저, 나는 변호사의 법률서비스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변호사들이 시장에 자신을 상품화하는 것을 반대한다. 하지만 나와 내가 바라보는 변호사들은 이미 시장의 한가운데 있다. 변호사들이 자신을 상품화하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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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변호사
2015.10.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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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지게 가난했던 선배는 그 지독한 가난 때문에 대학교도 가지 못했다. 변변한 직장도 갖지 못했지만 타고난 성실성으로 30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는 작은 집도 하나 마련했다. 그의 어머니는 원래 다리가 불편하였는데 나중에는 거동도 자유롭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졌다. 그는 힘들게 모은 3000만원을 어머니께 드렸다. 그 돈으로 좋은 병원에 가서 치료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 드시고, 어디 경치 좋은 곳으로 구경도 다니시라고 하였다. 어머니는 그 중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평소 다니던 교회에 그 3000만원을 몽땅 헌금했기 때문이다. 그 소리를 들은 선배는 기가 막혔다. 고민 끝에 교회를 찾아가서 목사님을 만났다. 다는 아니더라도 절반인 1500만원만 돌려 달라고 하소연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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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 변호사
2015.10.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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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라고 오랜만에 떡을 실컷 먹었더니 뱃속이 편치 않다. 소화제 삼아 떡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보리개떡 - 옛날 양식 떨어질 걱정을 하던 시절에는 갱죽이라고 하여 쌀 한 줌으로 죽을 끓이되 시래기나 산나물 따위를 듬뿍 넣고 물을 가득 부어 온 식구가 둘러앉아 훌훌 둘러마시는 식사를 하곤 했었다. 쌀 대신 나물과 물로 배를 채워 허기를 면하는 것이다.그런 시절의 음식 가운데에 보리개떡이라는 것이 있었다. 떡은 떡인데 가장 형편없는 재료로 만드는 개떡. 다른 것이 아니라 보리를 빻을 때 부산물로 나오는 등겨를 마치 밀가루라도 되는 양 쪄서 떡으로 만드는 것이다.보리는 벼와 달리 그 껍질이 두껍고 질겨서 빻을 때 여러 번 빻게 된다. 그러면 그 껍질이 아주 곱게 빻아져서 마치 밀가루처럼 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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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제 변호사·부산회
2015.10.12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