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지배했던 2020년이 지났다. 여전히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제약하고 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희망적으로 보면 올 늦여름, 비관적으로 보면 내년까지 우리는 이 불청객과 동거를 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코로나19가 전혀 모르는 대상으로부터 오는 혼란스러움이었다면 2020년도에 검찰이나 법원으로부터 들려오는 뉴스는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 조직에서 예상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혼란스러움이었다. 예전과 달리 모임도 술자리도 없는 연말연시에 잘 정리되지 않던 혼란스러움에 대해 생각한 바
연재 끝난 칼럼
이승현 변호사
2021.02.01 09:16
-
위키피디아는 법률가를 법학자와 법조인으로 구별하고 있는데 법조인은 판검사인 재조인과 재야에 있는 변호사를 통칭하여 법을 적용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의미하고, 법학자는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여 전임교수로 강의 및 연구를 하는 자’라 정의한다.필자는 형사소송절차 분야로 외국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법학 연구 및 법조인 양성에 종사해 온 법학자로서 법률가이지만 유사법조인인 외국법자문사의 자격승인을 받을 요건을 갖추지 못한 외국 변호사 자격이 있는 비법조인이다. 비법조인인 필자가 법학자로써 그리고 법률가로써 법조인 양성 기관인
연재 끝난 칼럼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1.02.01 09:12
-
우리나라는 해사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해사법원’이 없다.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4위, 보유 선박수 세계 5위. 대한민국은 엄연히 세계적인 해양강국으로 자리매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해양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법원’이 없어서, 대부분의 해상분쟁을 외국의 중재 제도나 재판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씁쓸한 현실이다.법무부 자료에 의하면, 해사관련 국제상사중재사건 1건을 우리가 유치할 경우 이로 인한 경제효과로 약 24억 원의 가치가 창출된다고 한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현재 연간 200여 건의 분쟁을 해외에서 해결하
연재 끝난 칼럼
한필운 변호사
2021.01.25 09:22
-
1948년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승인한 이래로 인권은 점차 확대되었고 구체화되었다. 인권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인권의 보편성은 이제 논란의 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누구도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인권을 누리고 있다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상대적인 관점에서 인권을 보아야 한다는 원칙론을 인정하더라도, 인권이 유린되고 차별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단지 우리 눈에 잘 띄지 않고 쉽게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타인의 인권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세계시민으로서의 교양의 문제일까, 아니면 같은 인류로서 가지는 기본적 존엄의 문제일까? 늘상
연재 끝난 칼럼
조원희 변호사
2021.01.25 09:08
-
Ⅰ. 갈등의 양극화지난해 우리 사회를 단적으로 표시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그르다)’를 대학교수들이 선정하였다. 바닥 감정들을 쏟아 내는 최일선 행정 고충 사건들의 현장에도 같은 현상들이 넘친다. 한 예로, 평생 공장을 운영하다가 공장부지가 개발에 편입되어, 대규모 택지 한 모퉁이를 자족시설 공장부지로 분양받았으나, 대규모 택지개발로 입주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환경문제와 경관 그리고 부동산 가격하락을 이유로 사업시행자인 국가와 지방정부의 치밀하지 못한 개발사업과 생활의 불편함을 들며 자족시설을
연재 끝난 칼럼
지영림 시흥 시민호민관
2021.01.25 09:04
-
너무 여리고 예쁜 16개월 아기 ‘정인 양’이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이번 정인 양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아픔을 주었다. 필자도 어린 아들을 둔 엄마로서 정인 양의 웃는 모습, 입양 후 점점 더 피부색과 표정이 어두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인터넷 ‘맘 카페’에는 여전히 “원래 제가 감정적인 사람이 아닌데, 정인 양 사건을 생각하면 하루종일 운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는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어린아이에게 잔인한 학대를 가한 양부모의 행동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다. 하지만
연재 끝난 칼럼
조수영 변호사
2021.01.18 10:08
-
최근 유승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대법원에서의 승소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한 것에 대하여 강하게 유감을 표시하였다.나의 눈길을 끈 것은 “저의 뿌리는 대한민국에 있고 고국을 그리워하는 재외동포 중 한 사람이다”라는 유승준의 주장이었다. 그 말의 진정성은 차치하고 내가 2000년대 초반부터 재중동포(조선족)들을 위한 소송이나 운동을 하면서 동포들로부터 많이 들었던 말이다.그러나 유승준과 조선족들은 다르다. 유승준은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쳤지만 조선족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 국적법상으로도 엄연히 다르다. 국적법
연재 끝난 칼럼
정대화 변호사
2021.01.18 09:58
-
‘국경 없는 기자회’는 2002년부터 매년 국가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한다. 2020년 4월 21일 발표한 지수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42위), 미국(45위), 일본(66위), 중국(177위), 북한(180위)이다. 우리는 아시아 1위이다. 물론 우리의 순위가 한결같았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31위까지 올랐고 박근혜 정부 때는 70위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문화산업은 표현의 자유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많은 학자들은 ‘한류(Korean Wave)’ 인기의 비결로 민주주의에 기반한 표현의 자유의 확대를 꼽는다. 민주사회에서 만들
연재 끝난 칼럼
박성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1.01.18 09:53
-
친언니가 대여금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2500만 원을 갚으라”고 하는데, 갑자기 피고가 된 동생은 “그런 돈을 빌린 적이 없다”고 했다. 대여금반환청구의 소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사실은 원금채권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이고, 이는 처분문서 등을 통하여 증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언니는 자신의 계좌에서 동생의 계좌로 출금된 거래내역만을 증거로 제출하며, “이사하는데 필요하다며 빌려 갔다”라고만 주장했다.계좌 거래내역은 돈이 나가고 들어오는 사실만을 증명할 뿐, 그 돈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원금채권의 발생을 증명하는 사실
연재 끝난 칼럼
조영신 변호사
2021.01.11 10:02
-
#경험1검사 때 일이었다. 미국에서 한국인이 음주운전을 하여 차량을 전복시키고 동승자를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위 한국인은 바로 체포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가족들이 탄원을 하여 신병과 함께 사건이 한국으로 이송되었다. 마침 위 사건을 처리하게 되었는데 사건기록을 보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피의자를 첫 조사한 경찰관이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한 포렌식연구소(forensic lab)의 연구원 등과 함께 증인목록(witness list)에 등재되어 있는 것이었다. 형사사건에 있어서 조사경찰관을 증인으로 포함시켜 본 적이 없
연재 끝난 칼럼
최성진 변호사
2021.01.11 09:52
-
지난 연말 1500여 명의 변호사들이 공개서한을 미국변호사협회(ABA)에 보냈다. 서명자 중에는 다수의 전 미국 변협 회장, 여러 주 변협 회장, 은퇴한 법관들, 전직 주 대법관들이 포함되어 있다. 편지에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에 대한 ABA의 조사와 징계를 촉구하였다.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남발하며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거의 모든 소송이 각하 혹은 기각되었고,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12월 11일 텍사스를 비롯한 18개 주가 조지아, 위스콘신 등 4개 주 선거인단 투표를 무효화 해달라며 제기한
연재 끝난 칼럼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1.01.11 09:44
-
얼마 전에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그가 자택이 있는 경기도 안산에 경찰의 호위(?) 속에 관용차를 타고 가는 모습이 언론에 실시간으로 생중계가 되었다. 사진을 보니 시민인지 아니면 유튜버인지 모르겠으나 그 차에 올라가 차를 밟는 장면을 보았다. 인면수심의 범죄를 벌인 자에 대한 사회 일반의 분노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씁쓸한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연출된 장면 같은 불편함이 들었다. 조두순이 법이 정한 책임을 모두 지고 나온 것과 별개로 그의 사회적, 도덕적 책임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닐 테고 그는 평생 그
연재 끝난 칼럼
문일환·변호사
2021.01.04 09:49
-
저는 악필에, 글씨 쓰는 속도도 느리고, 글을 쓰다 보면 금방 손과 손목이 아파오는 개복치 같은 손을 가졌습니다. 때문에 변호사시험의 악명을 익히 들어온 제게 수기로 시험을 보아야 한다는 점은 로스쿨 입학 때부터 저를 두려움에 떨게 하였던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저는 입학 후 이를 극복하고자 이런저런 펜들을 찾아서 비교해 보기도 하고, 필기 자세교정 장치와 손목·손가락 보호대도 써보고, 손목 마사지기까지 구매해 꾸준히 사용해 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 제법 사람의 손글씨로 봐줄 만한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이는 수기를 천천히
연재 끝난 칼럼
허정회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11기
2021.01.04 09:43
-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년 새해가 찾아오면 서로서로 건강과 행운을 기리며 덕담을 나누는 것이 조상 전래의 미풍양속입니다. 우리 법조인들은 사회분쟁이 있을 때마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본업이지만, 잠시 시시비비를 멈추고, 직업정신의 본질과 초심(初心)을 가다듬는 옛 고사를 소개함으로써 신년 덕담에 갈음하고자 합니다.중국 한비자(韓非子)에 월인불의예(越人不疑羿) 자모도약자(慈母逃弱子)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춘추전국시대 월나라에 예(羿)라는 이름난 궁수가 있었는데, 그가 활을 쏠 때는 과녁을 꼭꼭 맞혔기 때문에 사람
연재 끝난 칼럼
정진섭 변호사
2021.01.04 09:42
-
변호사는 국가로부터 독점적 지위를 가지는 법률에 규정된 자격을 가지고 소송당사자나 관계인의 의뢰에 따라 피고나 원고를 변론하며 그 밖의 법률에 관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변호사 자격증 소지와 관계 없이 ‘jurist’는 법학교수 또는 법학박사 등의 법학연구자를, ‘lawyer’는 법과대학을 졸업하거나 로스쿨을 졸업한 법률가를 통칭한다. ‘attorney at law, attorney’가 실무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의미한다. ‘lawyer’지만 ‘attorney’ 가 아닐 수 있으며, ‘attorney’지만 법학자가 아닐
연재 끝난 칼럼
성중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1.01.04 09:36
-
피해자가 명확한 범죄에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양형자료는 단언 피해자로부터 용서받는 것이다. 흔히 ‘합의’라고 하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는 선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양형자료이기 때문에 피고인들은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재산 범죄라면 그 피해 금액이,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가 주된 행위 태양인 범죄라면 치료비 및 위자료 등이 통상 합의금이 될 것이다.보통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담긴 합의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지지만, 피고인이 합의금을
연재 끝난 칼럼
함혜란 변호사
2020.12.21 09:14
-
조직이 크든 작든 그 조직을 통할하고 대표하는 장(長)은 있기 마련이다. 최근 여러 조직의 수장의 선출과 교체를 보면서 어느 시점이 스스로 물러나야 할 시점인지 생각해보니 몇 가지로 정리되는 것이 있다.첫째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신을 대체할만한 후보가 보이지 않을 때이다. 실제로 조직에 자신을 대체할 후보가 없다면 그 동안 수장으로서 조직의 미래를 위한 후배 양성을 게을리 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많은 경우 견제했을 가능성이 더 많다). 또 다른 경우는 수장이 조직이 아닌 자신을 위해서 수장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적인 욕심
연재 끝난 칼럼
이승현 변호사
2020.12.21 09:11
-
교수들에 대한 평가는 논문 편수가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질이 떨어지는 논문이 양산되자 피인용지수를 비롯한 다양한 질적 평가지표가 도입되고 있다. 양이 질로 승화된다는 말이 있다. ‘아웃라이어’라는 책도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양적으로 최소한 1만 시간의 투자가 필요함을 역설한다.법도 양이 질로 승화되는 것일까. 현재 법률은 1475개, 법규명령을 합치면 총 5504개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와 규칙은 11만 8427개에 달한다. 그리고 매년 국회는 1만 5000여 개에 육박하는 법률안을 제출한다. 양산되는 법률의 형태도 일
연재 끝난 칼럼
최승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12.21 09:07
-
근래 법률가들이 법정에 들어서는 장면이 부쩍 늘고 있다. 그들 옆에는 꼭 변호사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법률전문가들이라면 본인 사건은 직접 변론할 수 있음에도 굳이 변호사들의 도움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인의 사건을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서 직접 진술할 수 있음에도 굳이 다른 사람의 입을 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호사들의 변호사가 등장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사뭇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아마도 본인보다 과거를 덜 완벽하게 알고 있고, 법률지식에도 큰 차이가 없을지라도 제3자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본인을 대변하
연재 끝난 칼럼
박상흠 변호사
2020.12.14 09:04
-
벌써 몇 년은 된 얘기다. 지인은 인류가 멸망한다면 이 세 가지 이유일 것이라며, 인공지능과 환경문제, 전염병을 들었다. 인류 멸망이라는 얘기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걱정이라 생각했고, 지금이 어느 때인데 전염병으로 인류가 몰살한다는 건지 참 무식한 생각을 한다고 치부했다. 인공지능이나 환경도 충분히 해결해 갈 수 있는 기술적 문제로 보였다. 그런데 올 한 해 이 세 가지에 관한 안이한 생각과 무지가 산산이 깨어지는 경험을 했다.인공지능의 개념이 나오고 개발이 시작된 것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최근의 성과나 속도는 놀랄
연재 끝난 칼럼
조원희 변호사
2020.12.1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