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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사소송 의뢰인이 고소를 당했다며 고소장을 들고 왔다. 고소장을 한참 읽는데 낯익은 이름이 나왔길래 봤더니 내 이름이 있었다. 그것도 하필 피고소인 옆에 있었다.그렇다. 고소를 당했다.고소 사실을 전해듣고 예전 선배 변호사님들한테 얼핏 들었던 “고소도 당해보고 해야 진정한 변호사가 되는거야”라는 얘기가 생각났다.이런 식으로 진정한 변호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는데 8년차 쯤 되니 진정한 변호사를 시켜주기 위해 누군가가 도와주는가 보다.고소장을 읽어보니 고소인은 내가 담당했던 사건의 상대방이었고, 죄명은 소송사기, 이유는 우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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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율 변호사
2024.03.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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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24년 2월, 4년간의 부산지방법원 조정전담변호사로서 업무 경력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부산에서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두 아이 엄마로, 변호사로, 학생으로 저글링하듯 일상을 위태롭게 이어가며 고군분투하였던 내 모습이 짠하게 떠오른다.여성 변호사로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이루어내는 것’은 아마도 감히 말하건대 평생의 과업이라고 할 만한 어려운 임무가 아닐까. 나의 경우 어려운 공부 끝에 ‘법조인’이라는 직역을 택하였고, 전문적 식견을 갖춘 법조인이 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변호사업과 학업을 병행하였지만, 첫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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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효정 변호사
2024.02.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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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는 모 중고거래 플랫폼에 괜찮은 브랜드의 새 구두 한 켤레 판매글을 올렸습니다. 구매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올린 터라 재빠르게 구매 의사를 밝히는 구매자가 있어, 약속을 정하고 바로 만났습니다. 약속 장소에는 은발에 블랙 롱 코트를 입은 멋진 60대 여자분이 서 계셨습니다. 저는 무심결에 그 분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잠시 기다렸습니다.그러다 문득, 그 분에게 혹시 구두 때문에 기다리고 계시냐고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그 분은 나이가 어린 저에게도 깍듯하고 정중하게, 제게 저렴하게 좋은 물건을 구하게 되어 고맙다고 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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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연 변호사
2024.0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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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아렌트(Hannah Arendt)의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 만큼이나 빈번하게 오역되는 말이 또 있을까?‘악의 평범성’은 1961년 유대인 대량 학살의 책임자로 체포된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의 전범재판을 기록한 한나 아렌트의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의 부제였다. 우리가 만나는 ‘악’이 사실은 ‘평범한 존재’ 그 자체이지 대단히 두렵고 특별한 괴물이 아니라는 취지의 이 조어는, 한나 아렌트의 의도와는 다르게 잔혹한 범죄자들이 형량을 줄이기 위해 자신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려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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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운 변호사
2023.12.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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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학문과 수양의 발전 과정을 나이에 따라 구분하셨다. 나이 이칭 중에서도 ‘불혹’은 참 멋진 말이다. 마음을 확고하게 세우는 ‘이립’과 세상의 명을 깨닫는 ‘지천명’ 사이, 낯섦과 유려함 사이 그 어딘가에 곧게 서 있는 느낌이 든다.1985년생으로서 서른아홉 살인데, 원래대로라면 내년에 불혹이 될 예정이었다. 작년부터 아쉬움 반, 새로운 다짐 반 지난 삼십 대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불혹’이 되면,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어른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까지 했다.그러던 중 올해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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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수 변호사
2023.1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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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한테 변호사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물어보면 요샌 집요함이라고 대답한다. 담당하는 사건들을 집요하게 파고들다가 생각하지 못했던 해답을 얻었던 경험도 있고, 그리고 집요하게 다투다 보면 소송이 다른 국면으로 흘러가는 상황도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필자는 평화주의자지만, 원래 성격과는 다르게 꼼꼼하고 집요하게 사건을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오랫동안 노력하다 보니 실제로 사건을 진행할 때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남의 사건에는 한없이 꼼꼼하고 집요해졌는데 막상 내 일이 되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얼마 전 구매한 지 1년 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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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율 변호사
2023.10.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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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10년 동안 변호사인 동시에 대학원에 재학하는 학생이었다. 2년의 석사, 8년의 박사 과정을 거쳐 2023년 2월 드디어 10년의 공부를 끝냈다. 그 기간 동안 주변의 법조인으로부터 가장 빈번히 들었던 질문은 '이미 변호사인데 공부가 더 필요한가요?', '공부보다 업무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지 않나요?', '변호사가 더 공부하여 어디에 쓰나요?'였다. 짧은(?) 10년의 공부 끝에 스스로 얻은 '나름'의 답은 다음과 같다.'이미 변호사인데 공부가 더 필요한가?'의 질문에 관하여, 필자는 변호사이기 때문에 공부가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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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효정 변호사
2023.09.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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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 시대가 되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전염병들이 영유아에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질병을 하나씩 겪으면서 성장하면서 면역력이 생겼어야 하는데, 그런 기회 없이 중단된 외부 활동 때문에 면역력이 오히려 낮아진 상태로 있다가, 낮아진 면역력 때문에 더 심하게 아프다는 것입니다. 지독한 더위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지면서, 영유아들과 그 부모들은 고단한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아기가 갑자기 아파 병원을 가려고 하면 오픈 전에 미리 줄을 서서 대기표를 뽑고 병원 문이 열면 순번을 기재하는, “오픈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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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연 변호사
2023.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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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옛 상사는 명석했으며 이해가 빨랐고 판단은 더 빠른 사람이었다. 그는 장기판의 차(車) 같았다. 거대한 장기판에서 어디로도 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고,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바로 치워버릴 수도 있을 것처럼 보였다. 장기는 바둑과는 다른 룰을 가진 게임이다. 천천히 무언가를 구축해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각자의 한정된 역할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여야만 하고, 때로는 기꺼운 희생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회사생활과 퍽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 장기판에서 중요한 말이었다. 그러나 나의 옛 상사의 상사는 그보다 더 명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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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운 변호사
2023.07.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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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변’은 과거 공직 경력 없이 막바로 개업한 변호사를 얕잡는 말이었다고 한다. 유래를 알면서도, 개업 초기 의뢰인께 딱히 말씀드릴 경력이 없어서 스스로 ‘막변’이라 소개했다. 솔직해 보였는지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요즘은 지명을 붙여 ‘서초동 막변’이라 소개한다.짧은 기간 회사에 다닌 적이 있는데, 조직 생활이 몸에 안 맞는 옷처럼 갑갑했다. 그 덕분에 변호사로서의 진로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 어차피 개업할 것이니 시험 합격 발표 전부터 사무직원으로 일하면서 실무를 익혔다.그래도 변호사 시장에 그냥 던져진다는 건 불확실하고 불안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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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수 변호사
2023.06.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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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아내로부터 한 장의 사진을 받았다. 사진 속 임신테스트기 안에 빨간색 두 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제주도 여행 때 잉태된 것으로 확신하여 태명도 ‘감귤이’로 지었다. 그렇게 아이가 태어나고 내 삶에 가장 큰 변화는 시작되었다.지인들과 맥주 한 잔, 아무 생각 없이 늘어져 있기, 좋아하는 영화 보기가 퇴근 후 나의 일상이었다. 지금은 아이 목욕시키기, 저녁밥 먹이기, 재우기로 바뀌었다. 아이가 6시면 귀신같이 눈을 떠서 늦잠은 꿈도 못 꾼다. 좋은 차 브랜드가 아니라 유모차 브랜드를 이야기하고, 주말에는 예쁜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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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율 변호사
2023.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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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0년 차 변호사이다. 3년 전부터 부산지법에서 조정전담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의뢰인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판례와 법리를 바탕으로 서면을 쓰고, 법정에서 변론을 하는 것이 소송대리인으로서 나의 일이었다면, 최근 3년 동안은 조정실에서 여러 당사자들을 만나고 얘기를 듣는 것이 ‘조정위원’으로서 나의 일이 되었다.조정전담변호사로 근무하고 꽤 오랫동안은 변호사로서 가지는 내 식견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이상한 조정’을 만나며 곤혹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었다. “선생님, 서면에서 언급하신 대로 3년의 소멸시효가 경과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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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효정 변호사
2023.04.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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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 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 더닝과 대학원생 크루거는 45명의 학부생들에게 논리적 사고 문제를 풀게 하고 자신의 예상 순위를 맞춰보라고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그 문제를 잘 모르는 사람은 자신의 순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그 문제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이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으로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라고 합니다. 아는 게 없으면 자신감이 아예 없지만, 얕은 지식이 있는 상황에선 섣부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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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연 변호사
2023.03.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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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둘러싸인 한 남성이 10여 개의 계단을 춤을 추듯 느리게 오르고 있다. 절반쯤 올랐을까? 이 남성은 그만 계단 옆 바닥으로 추락하고 만다.그러나 그는 바닥에 설치된 트램펄린의 반동을 이용해 금세 다시 계단 위로 튀어 오른다. 그는 다시 계단을 오르다가 추락하고, 트램펄린의 반동으로 다시 계단으로 돌아와 오르다가 또 추락하고, 그렇게 몇 번쯤 이 행위를 반복한다. 그는 먼저 오르던 계단 보다 낮은 칸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이전에 머물던 칸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한 번에 돌아오지 못해 여러 차례 튀어 오르기만 하고 바닥을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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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운 변호사
2023.02.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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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이 신하들에게 분서갱유에 앞서 불타버릴 책 속의 지혜를 한 문장으로 줄여 가져오라 했다고 한다.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며칠을 꼬박 걸려 가져온 것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였다. 솔로몬 설, 알렉산더 설도 있는데, 어떤 버전이든 핵심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메시지다.누군가는 플랫폼이 혁신이라 하고, 누군가는 혁신의 탈을 쓴 독점이라 한다. 법조계에서 플랫폼을 옹호하는 쪽은 청년 변호사를 자주 내세운다. 기성세대가 장악한 변호사 시장에서 청년 변호사의 개업과 광고는 매우 어려운데, 법률 플랫폼이 해결책이라는 이유다.변호사 시장에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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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수 변호사
2023.01.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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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상담을 요청하였다. 배우자의 폭언과 폭행으로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워 더는 결혼생활을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가 1~2년 전 단 한 번의 부정행위(성매매)를 한 사실을 배우자가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지인이 유책배우자로 인정되어 이혼청구가 제한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재판상 이혼사유가 없는 이혼청구의 허용여부에 관하여 오래전부터 논의가 이어져 왔다. 우리 대법원은 민법이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를 취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고, 이에 따라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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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율 변호사
2022.12.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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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학생일 때 기자로 활동했던 학보사는 “잠들지 않는 시대정신”이라는 표어를 내세우고 있었다. 시대의 부조리에 눈감지 않고 예리한 비판의식을 이어가겠다는 대학생다운 패기가 담긴 표현이었다.하지만 학업과 기자 활동을 병행하며 밤샘 작업을 이어가던 학생 기자들은 “잠들지 못하는 시대정신” “이제는 그만 잠들고 싶은 시대정신”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자주 했다. 밤새 글을 짜내느라 머리를 쥐어뜯으면서도 다크서클과 봉두난발을 훈장처럼 생각하던 낭만적인 시절, 바이라인(By Line)의 이름 석 자는 기나긴 퇴고를 거쳐 좋은 글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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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원 변호사
2022.1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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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출근길, 줄지은 전세버스 행렬을 보았다. 신도시에 고등학교가 신설되기까지 구도심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통학 차량이었다. 그날 오후 교육청은 특정 신도시 아이들만을 위한 통학 차량 운행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저촉되는 여부에 관한 자문을 요청했다.하루는 지역 맘카페에서 자녀가 체육시설 관장에게 폭행당했다는 어머니의 성토글과 그 아래로 달린 대단한 화력의 댓글들이 눈에 띄었다. 어머니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며칠 뒤 사무실은 아동학대 등 죄명의 형사사건을 선임했다.시의 경계결정위원회에 참석할 때면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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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성 변호사
2022.10.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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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령의 수는 5220여 개에 이른다. 법은 최소한의 윤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5년 사이에 800여 개의 법령이 늘어났는데, 이는 40년간 2200여 개 증가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다. 이런 상황에서 법을 안다고 자신하기는 어려운 일이다.법을 알지 못하는 것, 다시 말해 법의 무지가 형법 제16조에서 정한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학설의 다수설과 판례의 입장은 서로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다수설은 법의 무지를 법률의 착오에 포함하는 반면 판례는 법의 무지를 법률의 착오로 인정하지 않는다.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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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훈 변호사
2022.09.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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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년차 변호사 시절 산후조리원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한약을 먹고 몸상태가 나빠졌다고 주장하는 산모에 대응하여 산호조리원 측을 대리한 경험이 있다. 산모는 변호사 없이 혼자서 법정에 출정했다. 그리고 재판 시작 전 복도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하고 ‘당신이 아이를 낳았을 때 나랑 똑같은 일을 겪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외쳤다. 10년차를 넘긴 지금은 이와 같은 일에 많이 무뎌져서 경위에게 상황을 알리고 자리를 피하겠지만, 당시의 나는 그 핏발서린 말과 그 말을 뿜어내는 산모의 기운이 너무 무서웠다. 재판이 끝나고도 혼자 법원을 나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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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선 변호사
2022.08.22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