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유중원 대표 에세이> 퀴어 연가
 닉네임 : 유중원 변호사  2016-10-18 17:03:54   조회: 368   
퀴어 연가



올해 (2016년) 레인보우 (동성애자)들의 슬로건은 ‘퀴어 연가’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만이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우고자 ‘퀴어 연가’로 정했다고 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한때 동성애자들에게 가장 모욕적인 말이었던 ‘퀴어 (변태)’라는 단어. 이 단어는 이제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일반 명사로 진화하였다. 그들은 ‘여러분! 우리는 퀴어인데요! 그대로 받아들여주세요!’라고 외침으로써 오히려 이러한 이름을 모욕이라기보다는 명예로운 상징으로 삼으면서 우리 사회에 되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시드니 게이 페스티벌에서 힌트를 얻어 성적 소수자 단체와 함께 ‘퀴어문화축제’를 기획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첫해의 슬로건은 ‘한번 나와봐라’였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분출할 장소를 제공하고 함께 놀아보자는 의미에서 정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올해 ‘퀴어 연가’는 동성애자의 사랑의 노래라는 뜻도 있지만 인연을 맺은 가족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축제에서는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도 준비되어 있지만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퍼레이드다. 첫 회에는 홍대앞 거리를 행진했었고 그 다음에는 이태원, 종로를 거쳤고 수년 전부터는 청계천으로 옮겨왔다. 퍼레이드를 할 때는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일반인들이 격렬한 반감을 보내기 때문이다. 특히 유교관념에 젖어있는 나이 많은 사람들과 많이 부딪혔다.
최근 어떤 의사가 ‘게이는 파트너가 일생에 500명 정도 된다.’는 트윗을 올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이 사람을 만나는 이유도 이성애자들이 사람을 만나는 이유와 똑같다. 오직 섹스를 위해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다. 이런 편견들을 조금이나마 불식시킬 수 있을까? 그들은 자신의 해묵은 분노를 솔직하게 분출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은 퍼레이드에 참여해서 환하게 웃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편견에 몹시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을 수 있을까?
우리는 성 소수자의 과감한 자기 표현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퀴어문화축제에 박수를 쳐야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 축제의 조직위원장은 (그리고 조직 위원들은) 누구인가? ‘저로서는 달리 어쩔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일까? 오직 자신의 인간적 본성과 양심에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일까? 성 소수자를 위한 용감한 투쟁가일까? 페미니스트 혹은 반페미니스트일까? 게릴라를 꿈꾸는 사람일까?
20대 남성 동성애 커플이 7년 동안이나 연인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한 파트너의 불륜과 이에 대한 질투 등이 폭력을 불러 일으켰고 이들의 은밀한 동거 생활은 마침내 살인이라는 비극적 상황으로 끝나고 말았다.
법원은 A씨가 살인을 하고 시체를 은닉한 점은 죄질이 무거우나 평소 동성애 상대방에게 잦은 폭력을 당했던 점을 고려하고 수년간 상대방을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 의도적인 살인의 목적이 없는 가운데 극히 우발적으로 살인이 일어났다는 참작 동기 살해 사건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고 한다.
A씨는 동성 애인과 지난 2005년에 만나서 연인 관계를 유지하며 2009년 12월부터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다른 동성애 남성들과 만나 돈을 받고 성관계를 맺는 방법으로 생활비를 마련하자 이들의 결혼 생활은 심각한 불협화음을 빚기 시작했다.
A씨는 지난 3월 19일 새벽 함께 동거하던 오피스텔에서 성매매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서로 멱살을 잡고 밀치며 주먹다짐을 벌였다. 처음 폭력을 사용한 것은 상대방이었다. 그는 A씨의 뺨을 몇 대 때렸다. 그러자 A씨가 “돈을 받고 몸을 파는 주제에 왜 때리느냐”고 따졌고 화가 풀리지 않은 상대방은 부엌칼을 들고 나와 A씨를 위협했다. 심하게 몸싸움을 벌이던 중 상대방이 들고 있던 흉기를 엉겁결에 바닥에 떨어트리자 A씨는 이를 재빠르게 집어 들고 그의 목을 한 차례 찔렀는데 그는 피를 흘리며 바로 숨졌다.
범행 사실이 드러날 것을 염려한 A씨는 그의 시체를 오피스텔 보일러실에 숨겼다. 그러나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던 A씨는 사건 발생 36일째인 지난 4월 25일 경찰에 신고해 자수했다.
이 사건을 보면 동성애자들의 관계에서도 사랑과 질투가 얼마나 강렬한지, 동성애자들 간에도 성매매가 일어난다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롤랑 바르트가 누구인가. 20세기 후반 가장 뛰어난 프랑스 지성인 가운데 한 명으로 인정받는, 구조주의자, 사회학자, 기호학자, 에세이스트, 문명비평가로서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지 않은가. 그는 문학과 사회의 여러 현상에 잠재되어 있는 기호 또는 의미 작용을 분석하는 구조주의 기호학의 개척자이다.
그는, 놀랍게도 퀴어이다. 그것도 늙은 퀴어이다. 그래서 젊은 동성애자에게 심한 질투심을 느낀다. 그가 일기에 썼다.
분하기도 하고, 너그럽게 봐주자는 마음도 들고, 체념에다 당당한 허세까지 더하여, 나는 그에게 이만 가보라고 강력히 설득했다. 그는 아홉 시에 내 곁을 떠났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되어 꽤나 서글펐다. 포기할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그들이 가정생활에서 나누는 일상적인 말들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들의 가정에도 심각한 가정폭력과 경제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다만 그들은 생식을 할 수 없는 게 다를 뿐이다. 신이 아담에게 했던 것처럼 단성생식이 가능하다면 모를까.
(그리고 이 순간 동성애에 관한 나의 단편소설 「사랑」을 생각한다. 그리고 마누엘 푸익의 동성애 소설인 「거미 여인의 키스」를 기억한다. ‘너는 거미 여인이야. 네 거미줄로 남자를 옭아매는……’)
우리나라에도 동성애자 법조회가 이미 출범했다. 그러니까 게이법조회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을 열고 공개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게이법조회는 육군에서 동성애자를 색출하는 수사를 진행하면서 모 대위가 동성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혐의로 군형법상 추행죄(제92조의 6)로 구속되자 이 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대외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당당하게 성소수자 (LGBT :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에 대한 차별과 탄압의 반헌법성을 고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런데, 국내 최대 동성애 온라인 커뮤니티 및 트위터에는 심심치 않게 호모포비아 (동성애자 혐오증) 때문에 묻지 마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온다.
새벽 시간대 종로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맞았다는 피해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특히 낙원동 일대는 동성애자들이 많이 모여드는 지역이다. 그래서 트위터에는 ‘종로의 호모포비아 집단 린치를 조심하라’는 경고 메시지까지 떠돌고 있다.
A씨는 서울 종로 거리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연인과 함께 종로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세 명의 남성이 다가와 ‘게이 새끼들’이라고 욕하며 때렸다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맞아 얼굴에 온통 피멍이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연인과 함께 종로5가 골목을 걷다가 맞은편에서 달려온 3명의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한 명이 망을 보는 사이에 키가 크고 건장한 남성 두 명이 달려들어 무차별로 때린 것이다. 이들은 주변에서 인기척이 들려오자 서로 신호를 보내 함께 도망쳤다고 한다. B씨는 “아직도 숨 쉴 때마다 왼쪽 갈비뼈가 아프다. 그래서 가해자들을 꼭 잡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에 신고는 들어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피해자 대부분이 부모와 함께 사는 청소년이거나 이미 가정을 꾸린 중장년층이기 때문에 만약 자신의 성 정체성이 탄로 나면 그 파장이 두려워 섣불리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주말이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동성애자들 간에 추행이나 폭행사건이 종종 발생하는데 조사과정에서 대부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길 꺼린다고 한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는 2012년 인권 가이드 라인 제정을 추진하다가 내용에 대한 이견들이 발생해 추진되지 못한 바 있었는데, 2015년에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공표하고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김아무개와 그가 주도하는 집행부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로부터 가이드 라인의 입안을 사실상 넘겨받았다. 이후 총학생회는 2016. 3. 12. 당초 가이드 라인에 없었던 ‘성적 지향’등을 추가하였다.
가이드 라인에서는 ‘성적 지향’을 평등권 침해의 금지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하는 측에서는 가이드 라인에서 차별금지 법리라고 주장하는, ‘성적 지향’의 동성간 성행위에 대하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동성간 성행위는 비정상적인 성적 교섭행위로서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 행위로 판단해 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대법원 2008도2222 판결, 헌재 2001헌바70 결정, 헌재2008헌가21결정, 헌재 2012헌바258 결정 등을 원용한다.)
그들은 이렇듯 동성간 성행위를 부도덕하다고 평가하는 대법원 판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들은 동성애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압도적 다수 국민들의 성윤리 관점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가 부도덕한 동성애를 법의 이름으로 정당화시키고 조장하고 동성애 반대 행위를 억제한 결과, 우리 사회에 초래된 재앙과 같은 폐해들은 실로 심각하다. 가장 큰 폐해는 동성애 폭증과 에이즈 폭증이다. 대한민국의 에이즈 감염자의 수는 세계적인 점진적 감소 추세와 완전 역행하여 급증해왔다는 것이다.
에이즈 감염자 중 남성 비율은 90%를 상회하고, 2006년 이후 99.9%가 성접촉으로 감염되고 있으므로 최대 감염 원인은 남성 동성간 성행위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이고, 동성간 성행위는 불결한 구조상, 수많은 감염 질병과 수반 질병들을 초래한다. 동성간 성행위에 대하여 도덕적 규범력을 해체시키면 전통적인 성윤리인 근친상간 금지, 수간 금지, 일부일처제 이외의 성행위 금지, 소아 성행위 금지라는 성도덕이 연쇄적으로 붕괴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는 것은, 동성간 성행위를 정당화하는 국가들의 사례에서 명백히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에이즈 감염자의 진료에 들어가는 모든 진료비를 국가 재정이 부담함에 따라, 국가의 재정적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서울대학교 인권 가이드 라인 제정 반대 연합’이 조선일보에 전면 광고한 내용이다. 그들은 나름대로 논리를 세워서 미국 연방대법원장 존 로버츠나 스칼리아 대법관처럼 격렬하게 동성애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원용한 대법원 판결과 헌법재판소 결정은 동성애를 정면에서 다룬 것이 아니어서 그렇게 마음대로 원용해도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미합중국 대 윈저’ 소송의 원고인 윈저는 46년 전 동성 배우자 테아스파이어에게 받은 약혼 브로치를 달고 법정에 등장했다. 2007년 레즈비언인 윈저는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법을 피해 병상의 스파이어와 캐나다로 건너가 공항 호텔에서 목사를 불러 결혼식을 올렸다. 윈저는 2009년 스파이어가 사망한 후 36만 달러의 상속세가 부과되자 동성 커플의 복지혜택을 인정하지 않은 연방 ‘결혼보호법(DOMA)’ 때문에 이 세금을 내야 한다며 80대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법정으로 끌고 갔다.
“저는 5년 전만 해도 동성애자라고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동성애자도 평범한 미국인이라는 것을 알리려면 누군가 나서야 했기에 이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워싱턴 연방대법원에서 동성결혼 금지법 위헌소송의 변론이 열리던 날 이 소송의 주역인 83세 에디스 윈저는 분홍색 스카프와 백발을 휘날리며 수백 명의 지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해 발효된 DOMA는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결혼이라고 명시하며 동성결혼 부부에게 1000가지가 넘는 연방정부 차원의 세금 및 복지혜택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의사를 밝힌 버럭 오바마 대통령은 일찌감치 DOMA 합헌 방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이날 심리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인 미 하원에서 구성한 ‘양당 법률고문 그룹(BLAG)’이라는 특별 위원회가 연방정부를 대표해서 피고로 나왔다.
2013년 6월 26일, 연방 대법원은 보수파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스칼리아 대법관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5:4의 다수 의견으로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제 모든 미국인은 동성 결혼을 할 헌법적 권리가 생긴 것일까? 다시 말하면 모든 동성 지향성 미국인은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실제 동성 결혼을 할 수 있게 된 것일까? 그러나 이 판결은 얼핏 보면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말라는 판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판결의 핵심 내용은 동성애자 차별금지가 아니라 연방정부가 주의 주권을 침해하려면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 정부가 동성애자들에게 결혼을 허락한다면 정부는 그러한 주 정부의 판단에 간섭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뒤집어 보면 주 정부가 동성애자에게 결혼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연방 정부는 그러한 주 정부의 결정에 간섭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성애자가 궁극적으로 원했던 것은 모든 미국인에게 적용되는 헌법적으로 보장된 평등권이겠지만 이 사건 판결은 그러한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연방 대법원은 미국의 50개 주 중 아직 37개 주에서 동성결혼이 금지되어 있는데 무리하게 바로 전면 허용하려고 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아니면 완강한 보수주의자들의 격렬한 반대가 두려웠던 것일까.

호모 homosexual, 남색, 계간, 비역.
호모란 성적 지향성이 동성에게 향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성애와 양성애와 구별할 수 있다.
동성애 금지의 역사는 길고 끈질기다. 고대를 지나고 중세를 지나서 20세기 중반까지 이어졌으니 말이다. 기독교는 간통과 근친상간, 수간, 동성애를 금기시하였고 이를 어기면 사형에 처했다.
컴퓨터 개념을 창안했던 앨런 튜링은 무신론자이자 동성애자였다. 그는 말했다. “여자랑 자는 것이 남자랑 자는 것만큼 좋으리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아요.” 그는 동성애로 처벌받는 대신 1954년 6월 7일 독이 든 사과를 한 조각 베어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조각 베어 문 사과가 애플의 상징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2009년 영국 수상 고든 브라운은 1952년에서 1954년까지 벌어졌던 튜링의 동성애 재판과 처벌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2011년 5월 25일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영국 의회 연설 중에 뉴턴과 다윈, 그리고 앨런 튜링을 영국의 대표 과학자로 꼽았다.
20세기 중반을 넘어선 1960년대 까지도 동성애는 처벌받았으니……. 1960년대 미국에서 비트 세대를 대표하는 「벌거벗은 점심」이라는 소설을 쓴 윌리엄 버로스는 스스로 동성애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동성애를 ‘끔찍한 질병’이라고 했고 동성애도 일종의 중독으로 간주했다.
미국 정신과 의사들이 그들의 정신병 목록에서 동성애를 제외한 것 역시 불과 30여 년 전의 일이다.
구약에 의하면, 소돔과 고모라는 사해 남부에 있었던 도시로 추정되는데, 성경에서는 이 두 도시의 사람들이 죄를 많이 지어 하느님이 멸망시켰다고 나온다. 소돔 사람들의 죄는 기독교적 해석에 따르면 남자들 간의 성행위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이것이 인간의 성적 표현을 위해 정하신 하나님의 창조 계획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동성 연애하는 여자와 남자를 정죄하였다. 바울은 동성 연애자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나 ‘너희 중에 이와 같은 자’가 있었다는 언급을 통해 그들도 회개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바울은 십계명을 새로운 각도에서 설명하면서 동성 연애와 혼외 정사를 정죄 목록에 포함시킨다. 바울에게 있어서 창조주요 율법 수여자이며 또한 왕이신 주님이 그와 같은 악한 행위를 정죄하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역사상 수많은 예술가, 철학자, 문학가들 중 동성애자가 많다. 유럽에서는 예술가는 동성애자이거나 무신론자이거나 유대인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근친상간과 동성애, 불륜과 소아애호증 등의 관습이나 금기를 깬 예술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들보다 사고가 자유롭고 행동이 유연한 것일까?
그들은 주장했다. 지금이나 이전이나 동성애자는 10명 중 1명 꼴의 비율로 있다. 다만 그것을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들이 예술가 안에 많이 있었을 뿐이다. 우리는 인류의 스승이라고 일컬어지는 소크라테스, 르네상스를 이끌어 간 위대한 예술가인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두 동성애자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였던 미켈란젤로가 동성연애를 하면서 그가 썼던 편지들을 보면 남녀의 사랑 못지않게 간절하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여류 시인 사포 sappho는 서정시와 동성애를 찬미하는 시를 썼는데 그녀로부터 레즈비언 lesbian이란 용어와 사포이즘 sapphoism이란 용어가 나왔다. 화가이자 조각가이고 과학자이자 철학자이도 한 이탈리아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는데 그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았고 대신 소년들을 좋아했다. 만약 그가 남색죄로 판결이 났다면 화형에 처해졌을 운명이었다. 그가 실형을 받았다면 지금 남겨진 그의 명작들은 탄생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시인 중에는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인 랭보와 베를렌의 사랑이 유명하다. 그 당시 유부남이였던 베를렌이 소년 랭보에게 매달렸다. 작가 중에 동성애로 유명하기는 오스카 와일드와 버지니아 울프가 있다. 미국 작가 존 치버는 양성애자이다. 결혼해서 마누라와 자식까지 두었지만 그는 동성애자였다. 그는 일기장에서, ‘나의 동성애 성향을 알게 됐고 이는 불행한 일이지만 남은 인생을 한 남자와 함께 지내야만 한다’고 썼다.
동성애로 유명한 음악가로는 차이코프스키가 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차이코프스키는 그 당시 한 귀족과 동성애의 관계에 있었고 그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친구들은 그에게 수치스런 삶보다는 명예로운 죽음을 권하였고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상한 채 마지막 교향곡인 비창을 다 쓴 후 독약을 마시게 된다.
프란시스 베이컨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린 영국 최고의 표현주의 화가.
그는 다른 사람들이 내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무관심하다.
그는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그것 말고 달리 뭘 위해 그리겠습니까? 구경하는 사람을 위한 작업은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 겁니까? 보는 사람이 원하는 게 무엇일지 상상하는 건가요? 다른 사람이 내 작품을 좋아해 주는 게 언제나 놀랍습니다. 미술에서는 모든 것이 잔인해 보입니다. 실재가 잔인하기 때문이죠. 아마도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추상 미술을 좋아하는 걸 겁니다. 추상에는 잔인함이 보이지 않으니까요. 작품에 대한 오독에는 화가 나지는 않습니다. 그러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가능하면 특색 없는 제목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제목이 이미지 안에서 거짓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나도 내 작업의 상당 부분을 해석하지 못하는 걸요. 나는 작품을 통해 뭔가 말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뭔가를 하려는 겁니다.
지독한 퀴어였던 프란시스 베이컨은 어느 날 화실에 침입한 강도와 즉석에서 합의하여 동성애를 했다.
영화 ‘비하인드 더 캔덜라브라 Behind the Candelabra’에서 마이클 더글러스는 실존 피아니스트 리버라치 역을 맡아 동성애 연기를 펼쳤다. 리버라치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고 40여 년간 피아노 공연과 음반 녹음, TV쇼, 영화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는 1950~70년대 예능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었다. 언제나 열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보석이 달린 화려한 옷을 즐겨 입어서 ‘더 글리터 glitter맨’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의 연인 스콧 소손은 수의사를 꿈꾸던 순수한 청년이었지만 스콧은 리버라치의 집요한 유혹에 빠져 그의 집에 들어가 동성 애인 겸 운전사 노릇을 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이 둘은 함께 목욕을 하고 침대에서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는 연기를 한다.
예술가나 디자이너들은 취향이 독특하기 때문에 동성애자가 많은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뛰어난 감수성을 가졌기 때문에 뛰어난 예술가나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던 것인가? 그들은 예술가의 기질로 자유로운 성생활과 동성애를 가지고 살고 있었던 것일까?

그들은 주장했다.
대한민국은 동성애자를 차별한 적이 없다. 동성간 성행위자라고 하여 참정권이 제약되거나 기타 고용, 교육, 시설 이용 등 정당한 권리를 침해당하게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동성간 성행위를 도덕적,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부정, 옹호, 조장하더라도 이를 법으로 제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이드 라인은 자유로운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한, 동성간 성행위에 대하여 각자의 신앙, 양심, 학문적 소신에 따라 표현하는 행위를 모두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로 간주하여, 이를 위반할 경우 단속할 것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거듭하여 동성간 성행위를 비정상적이며 반도덕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법원 결정과 같은 국민적 의사를 표명하는 것을 처벌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니, 이 얼마나 황당하고 부당한 주장인가?
그러나 그들이 성 소수자로서 당했던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냉대를 생각한다면 그들의 억지 주장은 이중적이고 위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헌법에서 모든 국민은 자유와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한들, 실제 사람들이 그런 권리를 갖고 있거나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하나다. 동성애가 불쾌한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다.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을 불쾌하다고 여기지 않듯이 말이다.
그들은 말한다. 동성애를 보는 이성애자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격렬하게 불쾌함을 느끼던가, 혹은 아예 무관심하던가. 우리는 동성애가 불쾌한 것이 아니라 차이가 있다는 것 또는 다른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차이의 존재를 날카롭게 인식하는 것은 결국 경계선을 그어 분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차이를 알되 상호 이해를 통해서 접점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은 성소수자로서 어떤 특혜나 보호조치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혹은 우리나라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 할 수 있을까? 지금의 분위기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포스트모던 세계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시대착오적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갖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주체성, 다시 말하면 타자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 어떤 편견과 차별도 정당화될 수 없다.
완고한 사람들이여! 그들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있다네! 도저히 공감할 수 없고 차이나 다름을 인정할 수 없다면 최소한 모른 척 묵살하거나 무관심이라도 해야 될 것 아닌가.
다른 사람에게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라!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라!
그들이 그들 방식대로 살도록 내버려 두어라!
2016-10-18 17:03:54
121.xxx.xxx.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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